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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9월 5일] 밥이 정말 보약이네…

노강진(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은 보약이라 해서 상약(上藥)이라 했고 치료약은 중ㆍ하약 (中ㆍ下藥)으로 쳤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밥의 성질은 화평하고 달고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살을 오르게 하고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기운을 북돋워주고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나온다. 이처럼 “밥이 보약”이라고 적혀 있는 허준의 동의보감이 지난 7월31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는 동의보감의 의학적 가치가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다. 영양가 탁월 서양서 소비 증가
또 얼마 전 오지 여행가이며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 한비야씨가 한 TV방송에서 에티오피아 여행을 떠올리며 말라리아약을 많이 먹어 현지에서 2주 동안 토하기만 했는데 너무 힘들고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 결국 2박3일 동안 차를 타고 대사관을 찾아 밥을 얻어먹고 원기를 회복해 밥이 보약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보약인 쌀을 뒤로 하고 바쁜 현대인들은 아침을 건너뛰거나 간편한 빵을 먹기 일쑤이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에 손이 간다. 이런 식단에 곁들이는 버터나 잼ㆍ햄ㆍ베이컨ㆍ달걀 등 단백질 혹은 지방질들은 나중에 비만이나 성인병을 불러오기 쉽다.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비만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영양학자들은 밥 위주의 식단만큼 좋은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농촌진흥청 영양개선연수원 연구팀이 흰쥐 실험으로 단백질이나 지방 식품원이 동일한 조건에서 쌀 중심의 식단과 밀 중심의 식단을 비교한 연구결과에서 쌀 중심의 식단이 밀 중심의 식단에 비해 어린 쥐의 성장 효율과 단백질 이용효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성숙한 쥐에서는 콜레스테롤 저하 등 성인병 예방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 확인됐다. 우리 민족의 영원한 에너지원인 쌀, 한때 서구화한 식생활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식탁에서 적잖이 소외를 받아온 쌀이 최근 영양학적 우수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제는 훌륭한 건강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일본과 미국에서는 쌀 소비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특히 쌀이 가진 다양한 물질들이 각종 질병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의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쌀은 지구력 증진에 좋은 탄수화물과 힘을 높이는 단백질은 물론, 철분과 칼륨 등 무기질도 고루 분포된 완전식품으로 쌀눈에 많이 들어있는‘가바(Gaba)’라는 물질은 혈액 내 중성지방을 줄이고 간 기능을 높여 현재 뇌 혈류를 개선하는 의약품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 외에도 쌀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와 노리자놀, 몸의 독소를 배출시키는 비타민 B와 나이신 등 다양한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2년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가 대학생 3,612명을 대상으로 아침밥과 수능ㆍ내신 성적 간 관계를 조사한 결과 대입 수험생 시절 매일 아침밥을 먹은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평균 294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아침식사 횟수가 일주일에 5~6일인 경우는 평균 283.8점, 3~4일은 281.1점, 2일 이하는 275점으로 조사됐다. 또 내신등급도 아침밥을 매일 먹은 학생들의 평균이 8등급 중 3.7등급인 데 반해 5~6일인 경우는 4등급, 4일 이하는 4.4등급으로 나타났다. 노화방지·질병치료 효과도 입증
지금도 쌀 음식이 김치와 된장찌개와 함께 우리 국민 가슴속에 아주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도, 그 어느 민족보다도 강인한 체력과 명석한 두뇌를 가진 것도 우리 음식의 중심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는 신토불이 쌀의 위력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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