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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자 전원 석방 합의] 합의 배경과 전망

탈레반 '인질 장기억류' 국제비난 부담<br>정부, 석방대가 거액몸값 지불했을수도<br>신병인도까진 돌발변수 많아 안심못해

우리 정부와 탈레반 무장세력이 아프가니스탄에 41일간 억류된 한국인 인질 19명의 석방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인질들이 앞으로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풀려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 정부 발표와 탈레반 협상단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인 인질들은 29일부터 늦어도 오는 9월 초까지 우선 여성 3~4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모두 석방돼 안전지대로 이동, 귀국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늦어도 9월 중순 인질 모두 석방될 듯=탈레반측 대표단의 물라 나스룰라는 “한번에 이들을 모두 석방하기엔 (인질들이 분산돼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할 것”이라면서 “하루 안에 모두 석방은 못할 것이며 며칠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탈레반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도 “인질이 멀리 분산돼 수용된 탓에 (보안상 이유로) 순차적으로 석방할 예정이며 최대 5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CBS방송은 탈레반 지휘관 물라흐 압둘라흐의 말을 인용, “한국인 인질 19중 1차로 여성 3~4명이 28일 오후(미국 동부시간) 석방되고 나머지 인질도 2~3일내에 석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질 19명의 일괄석방 대신 순차석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질들이 3~4명씩 여러 장소에 억류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인질석방 시기와 절차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피랍자 19명의 인도계획과 관련 “납치단체측과 구체적 절차를 협의해 나갈 것”이라면서 “합의 직후 석방이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석방된 피랍자들은 가즈니주에서 아프간 수도 카불로 가능한 빨리 이동, 1차 검진 뒤 귀국경로도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장기 억류 따른 국제사회 비난 부담=탈레반은 19명이나 되는 인질을 장기간 억류함에 따라 나날이 부담감이 커져 조기 타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간 지역은 가을이 지나고 11월 이후부터 겨울이 돼 인질들을 오래 억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산악 지대인 파키스탄 국경이 사실상 폐쇄되는 등 탈레반의 군사적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대부분인 인질들을 이동시키는 게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인질을 계속 억류할 경우 군대 이동의 신속성이 떨어져 게릴라 전에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프간과 범이슬람권에서 한국인 납치문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탈레반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질의 대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에 납치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대한 현지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동지역 대다수 국가들이 최근 테러ㆍ납치 등 무력사용에 반대하고 있어 탈레반 세력의 입지를 좁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탈레반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를 이제는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이 잇달아 나오는 등 입장전환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탈레반은 40여일간의 인질억류로 실질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신들의 존재를 전세계에 알리고 한국 및 아프간 정부와 동등한 지위에서 협상하는 등 정치적 입지도 넓혔다는 얘기다. ◇인질들 몸값 지불은 없었나=탈레반은 인질 석방에 합의하는 대신 한국군의 연내 철군과 아프간 내에서 기독교 선교금지 등 5개 항을 석방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한국군의 연내 철군은 이미 한국 정부가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5개 항은 ‘표면적인’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5개 항에 인질들의 몸값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우리 정부는 공식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상당한 금액의 몸값과 경제적 지원이 석방 조건으로 약속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인질들의 몸값을 놓고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은 협상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인질 19명의 몸값으로 수백만 달러가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아프간 협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질 1명당 50만달러씩 모두 1,000만달러 가량을 탈레반이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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