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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우디 TT’를 보자마자 궁금증 하나가 풀렸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외국인 임원 책상 앞에 붙여져 있던 사진 속 주인공을 확인한 것이다. 스쳐 지나듯이 잠시 눈길을 끌었던 사진 한 장만으로는 한동안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게 인연이었을까. 내내 눈에 어른거리던 뉴 아우디 TT를 뒤늦게나마 시승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첫 인상을 영어단어로 표현한다면 ‘beautiful’보다는 ‘gorgeous’가 적합하다는 느낌이다.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은 비슷한 것일까. 이 모델은 지난해 독일의 자동차전문지인 아우토빌트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꼽혔다. 올 들어서는 ‘월드카 오브 더 이어’의 최고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승 모델은 뉴 아우디 TT 쿠페. 부드러우면서도 간결한 외형은 원과 돔을 모티브로 채용한 기존 아우디 TT(98년 출시)의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살렸다. 하지만 전작인 1세대 TT보다 차체는 길어져 보다 날렵하고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뉴 아우디 TT의 전장은 4,178㎜로 137㎜ 길어졌으며 전폭도 1,842㎜로 78㎜ 늘어났다. 앞ㆍ뒤 모습은 기존의 귀여운 이미지를 떨쳐버렸다. 싱글 프레임 그릴과 날카롭게 디자인된 헤드라이트는 성숙하고 강인한 인상을 담아냈다. 시속 120㎞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펼쳐지는 스포일러도 기능성 외에 세련미를 더했다. 주행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아보니 공기 배출구와 계기판, 각종 스위치와 장식에서도 디자인 영감으로 작용한 원과 돔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포츠 시트는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줬지만 운전을 위한 움직임에는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자 스포츠카 특유의 긴장감이 흘렀다. 중저음 영역에서 펼쳐지는 엔진소리를 들으면서 서서히 페달을 밟자 차체가 잠시 꿈틀거리는가 싶더니 곧바로 튕겨나간다. 손에 찰싹 달라붙는 듯한 스티어링 휠의 감각은 운전자와 차를 하나로 묶어주는 일체감으로 다가왔다. 휠의 아랫부분을 처리한 3스포크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아우디 R8 등 고성능 모델에서 선보였다고 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스포츠카 특유의 끼를 발산하지 못해 안달하는 듯했다. 하지만 부드럽고 역동적인 핸들링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가 노면에 밀착하듯 깔리면서 거침없이 질주했다. 뉴 아우디 TT 쿠페는 터보차저를 갖춘 2.0 TFSI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힘을 뿜어낸다. 엔진의 열손실을 줄인 FSI엔진에 터보차저 기술을 더해 연료소비를 최대 15%까지 줄였다고 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를 주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4초. 기존 TT보다 2.0초 빠르다. 다만 주행 중 엔진용량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순간가속이나 고속에서 추월할 때 전달되는 반응속도와 파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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