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가 등장한 이후 기업 업무 환경의 디지털 및 AI 전환(AX)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 효율 향상을 경험한 기업으로서는 AI 도입을 더이상 미룰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 등 이전에는 수일씩 걸리던 업무가 이제는 생성형 AI 서비스에 프롬프트 몇 줄만 입력하면 불과 수 분 만에 초안이 완성되는 시대다. 또 생성형 AI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 단순 반복 작업은 AI가 대신하고, 임직원은 기획·전략·의사결정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AI 도입 속도와 활용 수준은 시장 점유율과 기업의 생존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있다. 바로 '환각(할루시네이션)' 문제다. 환각이란 때때로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검색 결과를 제시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생성형 AI의 환격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AI의 자체적인 판단과 추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에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라도 문맥상 자연스러우면 AI는 이를 사실이라고 판단해 그럴싸하게 답을 내놓는다.
AI 데이터 구축 넘어 ‘환각’ 문제 해결 총력
셀렉트스타는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을 막고, 정확도를 측정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8년 데이터 구축(정제·가공) 서비스 제공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생성형 AI의 신뢰성을 검증해 주는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김세엽(사진) 셀렉트스타 대표는 13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서비스의 신뢰도를 검증해 주는 사업을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스트럭쳐'(기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려 한다"며 "AI가 세상을 더욱 올바르게 변화시켜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카이스트(KAIST) 재학 시절 셀렉트스타를 설립했다. △AI 데이터 구축 및 제공 △거대언어모델(LLM) 신뢰성 검증 △AI 솔루션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다. 현재 주요 매출원은 AI 데이터 구축 및 제공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LLM 신뢰성 검증 사업을 강화하며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84억 원을 달성했으며, 2026년에는 매출액 200억 원 고지를 넘겠다는 목표다.
셀렉트스타의 첫 시작은 데이터 구축 서비스다. 2019년 AI 데이터 정제·가공에 참여할 다수의 작업자를 모으는 플랫폼인 '캐시미션'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캐시미션은 고객 요구사항에 부합한 고품질 데이터를 빠르게 구축해 주는 것이 강점이다. 또 셀렉트스타는 웹 상에 있는 데이터뿐 아니라 전문 서적에 있는 데이터를 수집·구축해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 서적 데이터를 협력사 통해 공급받고 있고, 수집 정확도가 99%에 달한다는 점이 다른 AI 데이터 기업들과의 차별점이다.
김 대표는 "높은 신뢰도를 가진 생성형 AI 서비스가 탄생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라면서 "웹, 서적 데이터 구축을 넘어 향후 영상과 음성 데이터도 구축해 주는 멀티모달(텍스트·이미지·영상 등 복합 데이터 처리)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LLM 신뢰성 검증 자동화 솔루션 출시
AI 데이터 사업 외에 셀렉트스타가 요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LLM 신뢰성 검증이다. 2023년부터 자체 인력을 중심으로 LLM 신뢰성을 검증해 주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2월 LLM 신뢰성 검증을 자동화 한 '다투모 이밸'을 전격 출시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최초 사례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평가 데이터 생성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서비스는 다투모 이밸이 유일하다. 또 이 시장에는 아직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사실상 셀렉트스타가 국내 LLM 신뢰성 검증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LM 신뢰성 검증 분야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AI 서비스 상용화가 가속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업이 AI 서비스를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다투모 이밸이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투모 이밸은 기존 복잡했던 LLM 신뢰성 검증 과정을 자동화한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평가를 위한 수천가지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생성형 AI 서비스가 내놓은 답이 정확한지를 분석해야 했다. 하지만 다투모 이밸을 도입하면 평가 기준과 데이터를 생성, 평가 수행 이후 레드팀(신뢰성 평가팀) 운영까지 사람의 관여를 최소화하고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평가의 기준이나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LLM 신뢰성 검증을 사람이 했을 때는 2주 정도가 소요됐지만, 다투모 이밸을 활용하면 하루 혹은 이틀 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화 방식이지만 사람이 직접 장시간 평가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렉트스타의 다투모 이밸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금융권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 다투모 이밸을 통해 LLM 신뢰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 기관과도 계약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데이터 사업과 신뢰성 검증 사업의 매출 비중은 3대 1정도"라며 "향후 두 사업 모두 매출 성장을 통해 비슷한 비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은 숙명"…황민영 부대표 美 현지서 진두지휘
셀렉트스타는 다투모 이밸을 통한 글로벌 LLM 신뢰성 검증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셀렉트스타의 미국 법인 '다투모'에 황민영 부대표가 직접 나가 해외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최근 셀렉트스타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는데, 해당 투자자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빅테크인 세일즈포스가 참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 양사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AI 시장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셀렉트스타는 국내 및 해외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상장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상장 절차를 진행해 같은해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개시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은 AI 기업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LLM 신뢰성 검증 분야에서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만큼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해 영향력을 높여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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