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국에 지정된 산업단지는 국가·지방산단, 도시첨단산단, 농공단지 등 총 1,009곳, 13억5,747만8,000㎡에 이른다.
그러나 그동안 지정된 산단은 주로 도시 외곽에 건설돼 도시지역 산업단지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정작 수요가 있는 도시지역은 땅값이 비싸 산단 지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산단 리모델링 또한 수익성 등 문제로 지지부진하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도시첨단산업단지를 도시외곽 대신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에 집중 공급하고 기존 산단내 용도 규제를 풀어 입주 문턱을 낮춰줌과 동시에 생명력이 다한 노후 산단은 리모델링 사업 등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법·제도 등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앞으로 도시지역 인근에 정보기술(IT)·서비스업 등 첨단 업종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을 확대하기로 했다.
도시첨단산단은 도시지역 중심의 산단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도입했으나 인근 지가가 높아 수익성이 떨어져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국에 11곳의 첨단산단이 지정돼 있으나 실제 운영중인 곳은 3곳에 불과하고 지정면적도 200만㎡로 전체 산업단지의 0.2%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도시지역내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신도시 등 택지지구·도심 준공업지역·공장이전부지 등을 활용해 도시첨단산단을 적극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은 기존 외곽의 산단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개발비용이 적게 들어 수요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린벨트는 시·도별 총량제한(330만㎡) 범위내에서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에 산단이 지정된다. 전국 7개 대도시권에 활용 가능한 그린벨트는 총 2억3,900만㎢에 이른다.
국토부 박선호 국토정책관은 “지금까지 그린벨트는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등을 통해 임대주택 부지로 활용돼 왔으나 최근 주택공급 과잉 등을 고려할 때 부가가치가 높은 산단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내년에 3곳, 2015년에 6곳 등 2년간 9곳의 도시첨단산단을 추가로 지정해 첨단산단 규모를 총 2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시첨단산단 지정 권한을 현행 시·도지사뿐만 아니라 국토부 장관으로 확대해 그린벨트와 신도시 등에서 국토부가 직접 정부 정책사업으로 첨단산단 지정·개발할 방침이다.
이 경우 사업 시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는다,
반면 공장이전부지와 준공업지역 등에 들어설 첨단산단은 민간 주도로 개발을 유도한다.
국토부는 현재 그린벨트 해제 대상용지 4곳(143㎡)을 포함해 택지지구 1곳(121만㎡), 공장이전지 1곳(24㎡) 등 총 6곳(288㎡)의 첨단산단 후보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린벨트 후보지 4곳 가운데 2곳은 수도권, 2곳은 지방이다.
첨단산단 후보지는 앞으로 첨단 사업외에 대학이나 연구개발(R&D) 시설, 연구·문화 융복합시설, 유통·판매시설, 벤처기업 등과 연계하는 산학연 클러스터 단지로 조성된다.
국토부 윤의식 산업입지정책과장은 “한국의 유력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곳이 도시근교에 국가산단 형태로 지정, 개발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검토중인 후보지 6곳이 모두 개발된다면 총 10조원의 투자개발 효과와 3만6,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는 도시첨단산단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도 대폭 부여하기로 했다.
산업시설과 지원시설을 하나의 용지에 혼합해서 지을 수 있는 ‘복합용지’(준주거·준공업지역) 제도를 허용하고 조례와 무관하게 용적률을 준주거지역(최대 500%)·준 공업지역(최대 400%)의 법정 상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녹지율은 기존 산단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정부 지원 대상도 진입도로 대신 간선도로와 녹지매입 등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복합용지 허용, 용적률·녹지율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적용할 경우 최대 23%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토부는 일반 국가·지방산업단지 등도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복합용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산단은 산업시설·지원시설·공공시설 용지 등 3가지로 분리해 용지별로 입주가능한 시설을 제한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하나의 복합 용지안에 공장·상업·업무시설 등을 함께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복합용지의 용적률은 현행 350%(일반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은 최대 500%, 준공업지역은 400%까지 확대된다.
국토부는 복합용지 조성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조성원가로 공급하는 산업용지의 가격을 낮추고 기반시설 등에 재투자하도록 할 방침이다.
산업용지 입주 시설에는 제조업과 연관성이 높은 건축서비스업, 전문디자인업, 임대업, 운송업 등 12개 서비스 업종을 확대 허용한다.
이들 업종은 지금까지 지원시설용지에 들어서 토지를 ‘감정가(시세)’로 공급받았으나 앞으로는 산업용지에도 들어설 수 있어 토지를 ‘조성원가’로 싸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토지비를 종전보다 평균 6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단의 입주업종은 산단 업종 계획에 별도로 표기하지 않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뀐다. 이 경우 업종 변경시 개발계획을 변경하지 않아도 돼 업종계획 및 토지용도 변경이 간소화될 전망이다.
민간의 산단 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민간 시행자의 투자유인을 높이기 위해 민간 사업자의 이윤율도 현재 6%에서 15% 범위내에서 지자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은 노후 산업단지 25곳의 리모델링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국토부는 내년에 리모델링 우선 사업지구 6곳을 선정하고, 2015~2017년 3년간 나머지 19곳을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전면 재생이 필요한 경우 일부 지역을 역시 ‘복합용지’로 설정해 용도지역을 준공업·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용적률·녹지율·산업용지 비율 등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부분 재생이 필요한 단지는 산업단지공단이 휴·폐업 부지, 미활용 부지 등을 매수하거나 기보유 부지를 활용해 블록단위로 개발하도록 했다.
국토부 정병윤 국토도시실장은 “그동안의 산단은 첨단·서비스 업종과의 융복합이 저해되고 도시지역에는 아예 용지 공급이 부족했다”며 “이번 방안을 통해 산업단지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거점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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