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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따로 금리 따로

경기회복 확신하기도전에 금리는 오름세<br>"과잉 유동성 방지" 불구 증가세 둔화기미 안보여

‘경기회복 추세가 지표로 확연히 드러나기 전에 시중 금리는 이미 가속페달을 밟아버렸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조짐을 보이기도 전에 시중 금리가 연일 오르는 데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가 털어놓은 고민이다. 지난해 말 이후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는 있지만 경기회복을 확신하기 전에 이미 시중 금리를 대표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0.21%포인트가량 올랐다. 한국은행이 ‘과잉 유동성’을 막기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등 각종 대책을 내놓은 탓이다. 그럼에도 유동성 증가세는 둔화될 기미가 없다. 외국계 은행 지점의 단기외채 차입에 이어 시중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시중 유동성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관변연구소 관계자는 “통화긴축에도 불구하고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체감경기와 지표경기간 괴리가 커지는 것은 물론 경기가 나쁜데도 콜금리 인상압력은 커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만 보면 경기는 이미 살아났다(?)=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콜금리를 현 수준(4.5%)에서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은행의 대출 증가속도가 빠르고 이로 인해 통화 수위가 높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에 우려를 표명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중소기업 대출은 22조2,000억원으로 가계대출 증가액(3조8,000억원)의 7배에 달하고 있다. 그만큼 부실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시중 은행들이 너나 없이 중소기업 대출로 몰려들고 있지만 제조업보다 부동산업ㆍ건설업 등이 주도해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최근 대출 규모는 중소기업의 업황 개선 정도에 비해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예금은행의 산업대출 증감액을 보면 지난해 부동산업 대출은 12조4,000억원, 건설업 대출은 8조1,000억원이나 늘어난 반면 제조업 대출 증가액은 10조원에 그쳤다. 2005년만 해도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 증가액은 제조업 대출 증가액의 44%, 35%에 불과했다. ◇고장 난 ‘경기 나침반’=걱정스러운 대목은 경기회복(총수요)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잉 유동성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LG연구원 관계자는 “예금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을 계속 늘리려다 보니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한 은행들의 은행채ㆍCD 등 채권 발행이 늘어나 시중 금리의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은 통화긴축에도 불구하고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아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중 국내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84.3%로 지난해 월평균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을 보면 기업은 물론 가계 체감경기는 여전히 미진하다. 3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전월 대비(계절조정)로는 0.4%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증가했지만 전달인 2월에 비해 1.2%나 줄어들었다. 지표만 보면 아직 경기가 본격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고 확인하기 힘들어 금리를 올리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현 수준에서 계속 붙잡고 있을 경우 콜금리 목표치와 시장금리간 괴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외국 은행 지점의 단기외채 급증으로 지난달 말 콜금리가 목표치(4.5%)를 0.59%나 이탈해 5.09%까지 급등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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