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새로운 시험대 선 삼성전자] 안착하는 이재용 리더십

새먹거리 구상·사업 확장… 미·중·유럽 등 종횡무진

지난해 스마트폰 위기땐 조직 추슬러 반등 이끌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병상에 누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의 키를 쥔 후 재계에서는 불안함이 적지 않았다. 마침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삼성전자의 실적까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이 부회장의 앞날이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득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려는 기우가 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리더십'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장 이 부회장의 행보에서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미국에 가 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지에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안정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자로서 더 큰 밑그림을 그리고자 실적발표에 앞서 출장길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구상하고 기존 사업을 강화하면서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가 리더십 부재 속에서 광폭 행보를 펼치는 가운데 차기 리더로서 그룹을 이을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는 관측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을 찾은 그는 750조원이 넘는 거대자산을 보유한 중국 국영기업 시틱그룹의 창전민 동사장(대표이사)과 26일 만나 금융사업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국내시장에서 한계에 부딪힌 삼성 금융계열사의 해외진출길을 이 부회장이 앞장서 터놓고 있는 것이다. '삼성페이' 출시로 본격화된 삼성의 핀테크 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해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DC서 열린 비즈니스카운실에서 글로벌 카드사 수장들과 회동하기도 했다.

이 밖에 그는 실리콘밸리나 유럽 등지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소프트웨어와 바이오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나 협력 강화 방안에도 몰두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 교수는 "삼성의 휴대폰 사업은 제조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고 또 이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 집중 육성을 천명한 상황"이라며 "올해도 실리콘밸리와 유럽을 향한 잦은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극심한 위기에 시달릴 때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은 일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 외신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진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의 퇴임설을 제기하며 삼성전자를 뒤흔들었지만 이 부회장은 신 사장을 유임시킨 데 이어 일본 출장길에 동행시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 것이다. 신 사장은 이후 절치부심 끝에 갤럭시S6를 출시하며 삼성전자 실적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LG전자 등과의 오랜 분쟁을 끝내는 등 달라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일궈낸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김기남 사장에게 반도체 사업 전권을 주고 메모리반도체에 이은 차세대 먹거리인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평택에 15조6,000억원이 넘는 반도체 생산기지 착공을 통해 인텔을 뛰어넘는 반도체 1위 기업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반도체 분야 주요고객인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오랜 특허분쟁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이후 애플은 스마트폰에 탑재될 삼성제 반도체 부품의 비중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기지 확장을 통해 휴대폰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이 부회장의 면담을 계기로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의 30억달러짜리 현지 추가투자를 최종 승인했다. 삼성이 여태까지 확정한 베트남 투자 규모는 100억달러에 달하며 이미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국민기업 대우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과 친분이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어제의 적을 오늘의 동지로 바꾸고 있다"면서 "전 세계 업체들과의 상생이 삼성의 번영에 필수인 지금, 그의 친화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는 그룹 전체의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