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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9일] 눈 2㎝에 교통 마비된 서울
입력2009-12-28 17:43:52
수정
2009.12.28 17:43:52
불과 2㎝ 남짓한 적은 눈에 서울은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고 시민은 엄청난 불편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수도 서울이 얼마나 형편없는 도시인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눈은 평균 2.6㎝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예보가 빗나가기도 했지만 제설작업이 늦어져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평소 버스로 몇 분이면 가능한 남산 1호 터널을 빠져나가는 데 4시간이나 걸리자 일부 승객들은 걸어서 터널을 빠져나와야 하는 고통을 겪었다. 제설작업에 앞서 쌓인 눈이 1㎝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 지경이었다. 당국의 안이한 대응으로 귀경길 고속도로의 혼란은 물론이고 28일 출근길까지 교통대란이 빚어진 것이다. 정부는 27일 오후8시에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폭설대책을 논의했지만 뒷북치기에 그쳤다. 그 정도의 적은 눈에 이처럼 혼란이 빚어진 것은 한마디로 대책부재이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는 그 지역에 환경과 특성에 맞게 준비하고 필요한 때 즉각 가동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타이밍을 놓치고 뒷북을 쳐봐야 피해는 피해대로 입고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게 된다. 뒤늦게 몇 배의 염화칼슘을 뿌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좋은 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그 많은 교통 관련 정보 및 안전 관련시설 따위가 모두 무용지물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멀쩡한 보도 블록과 도로를 파뒤집고 디자인이니 뭐니 해서 세금을 물쓰듯하고 있지만 도시경쟁력이나 시민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이런 황당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면 위험하고 상습적인 교통체증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 하나라도 더 만들고 넓히는, 말 그대로 시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시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 재난대책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멀쩡한 도로에 청소차 몰고 다니기, 물 뿌리기, 가로수 교체하기, 길거리에 잡동사니 늘어놓기 따위의 전시용 사업비를 과감하게 줄이고 대다수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펴야 한다. 사람 살기 좋은 도시,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겉모양이 아니라 도로망과 같은 인프라가 좋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재앙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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