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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약될까 병키울까… '어디로' 가느냐가 문제로다

■ 휴가지 선택 아픈 곳 따라 달라요

관절염 환자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휴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의 경우 산이나 계곡보다는 바닷가로 휴가를 가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고 고혈압·당뇨 환자는 복용약을 충분히 챙겨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경제DB


● 관절염 환자는 "바다로"

백사장 일광욕 뼈 튼튼하게 하고 푹신한 모래 걷기 무릎 충격 적어

모래찜질·해수욕은 천연 물리치료

● 라식·라섹 직후라면 "산으로"

세균 감염·각막 손상 위험 커 최소 한달은 물놀이 피하고

선글라스로 눈 보호 힘써야

당뇨는 평소처럼 혈당 체크… 아쿠아슈즈 착용 맨발 보호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직장인들은 바캉스 계획에 마음이 설레게 된다. 바캉스 계획을 세울 때 휴가기간·장소·숙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되는데 함께 휴가를 떠나는 가족 중에 관절염·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자가 있거나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시력교정술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휴가지 선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 중에 연골(물렁뼈)이 닳아 통증을 느끼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있다면 여행지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어디로 가서 어떤 휴가를 보내느냐에 따라 무릎 건강이 좋아질 수도, 반대로 통증이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릎이 아픈 사람에게는 산이나 계곡보다는 바닷가가 좋다.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산에 오르면 무릎을 반복적으로 굽히고 피는 운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어 관절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계곡물은 바닷물보다 차가워 관절과 주변 근육을 뻣뻣하게 하고 혈액순환도 방해한다. 김형건 인천 힘찬병원 주임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 관절염과 만성 관절 통증을 가진 이들이 찬 계곡 물에 들어가는 것은 통증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찬 계곡욕이 혈류감소 작용을 해 무릎이 더 시리고 욱신거리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절염 환자가 굳이 산으로 휴가를 떠나려면 등산 중 자주 휴식을 취하고 계곡 물에는 가능한 짧은 시간 동안 발만 담그는 정도로 즐기는 것이 좋다. 또 이끼 낀 바위를 밟거나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 무릎이나 발목·손목 인대를 다칠 위험도 있다. 가파른 길이나 바위가 많은 곳에서는 일반인보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이동해야 한다.

반면 평평한 평지를 걷을 수 있는 바닷가는 관절염 환자에게 추천할 만한 휴가지다. 더구나 바닷가는 관절이 좋아하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백사장에서 일광욕을 하면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D가 햇볕을 쬐면 저절로 합성되기 때문이다.



단 자외선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피부가 상할 수 있으므로 하루 20분 정도만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사장을 걸으며 일광욕을 하면 더 효과적이다. 걷기는 허벅지 근력을 키워 무릎 건강에 좋은 운동인데 딱딱한 길은 무릎에 충격을 전달해 부담이 될 수 있다. 백사장의 푹신한 모래는 외부 충격과 체중 부하를 줄여 관절염 환자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질환이 없는 경우 맨발로 걸으면 발 마사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해변에서 하는 모래찜질은 천연 물리치료 효과가 있다. 햇볕에 따뜻해진 모래를 덮고 10~15분 휴식을 취하면 된다. 모래를 너무 많이 덮으면 관절이 눌릴 수 있으므로 5~10cm 두께로 얼굴을 제외한 전신을 덮는다. 모래 열기와 무게가 온찜질 역할을 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켜 통증을 완화한다.

해수욕도 관절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바닷물에는 칼슘·마그네슘·칼륨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관절염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관절염 환자에게 권장되는 운동인 수영도 바닷물에서 훨씬 하기 쉽다. 바닷물에서는 몸이 잘 뜨고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관절 부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관절염 환자는 휴가 중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승용차나 버스·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이동할 때는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휴게실에 들러 전신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휴가 후 관절 척추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복장은 가볍고 편하게 하되 신발은 스포츠샌들이나 아쿠아슈즈·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여름 휴가철 라식·라섹 등의 시력교정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수술 직후 휴가를 떠날 경우 눈 부상 등을 당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시력교정술 후 물가에 갈 때는 감염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바닷물이나 계곡물에는 많은 종류의 세균이나 원생생물들이 있는데 그중 가시아메바는 치명적일 수 있다. 라식·라섹 종류와 관계없이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물에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의 물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수영장의 소독제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결막염이 발생하면 수술한 부위를 자꾸 문지르거나 만지게 돼 각막이 손상될 위험성이 있다.

더불어 미끄럼이나 인공파도를 즐기다가 외상으로 인해서 각막이 탈락되거나 접힐 수 있어 시력교정수술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면 사람이 많은 수영장·워터파크도 피하는 것이 좋다.

숲이 울창한 곳으로 휴가를 간다면 모자나 선글라스로 눈을 충분히 보호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천식 등과 같이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여행기간 동안 약이 부족하지 않도록 3~4일 정도 여유분의 약을 추가로 준비하고 응급상황시에 사용할 별도의 약도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당뇨환자의 경우 휴가기간에도 평소처럼 매일 스스로 혈당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사람은 여행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여행 중 사용량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당뇨환자의 경우 계곡이나 해변 등에서 맨발로 다니기보다는 아쿠아슈즈 등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늘 착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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