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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생명 대리점 2년새 3배 급증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AIG생명의 국내 대리점이 2년간 3배로 늘어 2,100여개에 이르는 등 전체 생보사 대리점수의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은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상품을 팔아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별개의 사업자로, AIG는 설계사 조직을 늘리는 대신 대리점을 통해 영업망을 확장하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방카슈랑스 도입과 전문설계사 확대 등 영업환경 변화와 함께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고 영세한 대리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가입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들의 지난 4월말 현재 대리점 수는 총 7,301개로 지난 2001년 4월말 6,371개에 비해 1,070개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생보업계의 대리점수 증가분은 거의 AIG생명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 4월 782개였던 AIG생명의 대리점 수는 지난 4월 2,169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다른 생보사들은 이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대리점을 줄인 반면 AIG생명은 급격히 대리점을 늘리는 대조적인 전략을 채택해온 셈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모집인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사 소속의 설계사를 지속적으로 줄인 대신 영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AIG를 비롯한 일부 생보사들이 대리점을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영업전략은 영세 대리점을 양산해 결국 사업자와 고객들의 직간접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생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 달 방카슈랑스가 시작돼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팔기 시작하면 영세한 대리점들은 경쟁력이 더욱 떨어져 버티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특히 AIG생명 처럼 설계사 한명이 생ㆍ손보 상품을 같이 판매하는 경우 전문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개발원의 한 관계자도 “대리점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계약자들에 대한 보험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감독당국이 방카슈랑스 이후 보험대리점의 영세성 문제를 경고하면서도 대리점 등록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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