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중견 이코노미스트 특별좌담] "10년전과 다른 해법 필요"

"소기업·가계가 위기 핵심" <br>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에도 새 살이 돋아날것<br>日, 사회구조는 안바꾸고 재정만 투입하다 장기불황<br>韓·美, 개혁프로그램과 병행… 경기진작책 효과 나타날것

'중견 이코노미스트 특별좌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장희 국민은행 경영연구부장,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호기자

[중견 이코노미스트 특별좌담] "10년전과 다른 해법 필요" "소기업·가계가 위기 핵심"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에도 새 살이 돋아날것日, 사회구조는 안바꾸고 재정만 투입하다 장기불황韓·美, 개혁프로그램과 병행… 경기진작책 효과 나타날것 정리=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중견 이코노미스트 특별좌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장희 국민은행 경영연구부장,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유례 없는 경제위기의 진행 과정에서 맞이한 2009년. 경제 전문가들조차 “마땅한 해법을 찾기 힘들다”고 고백할 정도로 지금의 위기는 골이 깊고도 복잡하다.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회복은 언제쯤 될지에 대해서도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는 국면이다. 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해법을 모색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서울경제신문은 이에 기업구조조정과 금융시장 안정, 증권 등 각 분야에서 날카로운 분석과 대안 제시로 정평이 난 김주훈ㆍ김장희ㆍ이종우 등 중견 이코노미스트 3인방과 함께 본지 안의식 경제부장의 사회로 좌담회를 갖고 금융위기를 맞은 우리 경제의 현주소와 문제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를 바닥으로 딛고 어느 정도 회복국면으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되지만 ▦정책적 역량 ▦사회적 합의 ▦경제 체질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좌담회는 12월30일 충무로 본사 사옥 11층 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가 언제쯤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글로벌 차원의 전망이 필요할 것 같다. ▦김주훈 KDI 선임연구위원=올해 상반기에 어려움이 가장 크고 하반기부터 회복국면으로 들어간다는 분석이 공론화되고 있다. 두 단계로 나눠본다면 금융위기로 시장의 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한 침체 국면에서 각국 정부가 무제한 유동성 공급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게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이고 기업 도산 등 실물경제로의 전이가 있겠지만 금융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거래가 형성되는, 인체로 보면 새살이 돋기 시작하는 때는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옮겨가는 시기라고 본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세계 경제는 3개의 난관을 헤쳐나와야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유동성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디플레이션에 빠진다면 상당기간 안 좋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둘째, 올해 회복국면에 들어서면 정책 능력이 필요하다. 가령 무자비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가 필요한데 가계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부드럽게 넘겨야 한다. 셋째, 일본의 장기 불황처럼 조금 좋았다가 나쁠 때 크게 나빠지는 형태를 피해야 한다. ▦김장희 국민은행 경영연구부장=올해 하반기쯤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가 60%가량 된다. 과거 디레버리지(차입 축소) 기간이 3년 정도 됐는데 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하반기나 오는 2010년 상반기에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 위기가 무엇인지 성격규정이 필요하다. 자산버블이 꺼지고 디레버리지 국면이지만 미래의 소득을 과도하게 앞당긴 폰지게임과도 같다. 현재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전세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부실이 얼마나 나올지도 문제고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돼도 실물에서 소비와 투자로 얼마나 연결될지, 경제주체와 정책의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하다. 심리적인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일본은 장기불황 10년 동안 모든 정책을 다 썼지만 불황이 지속됐다. 양적팽창 등 미국이나 우리의 정책 차별성이 가능한가. ▦이 센터장=일본은 선도적으로 정책 쓰지 않았고 미국은 공격적으로 나가서 성공할 것이라는 부분이 차별화된다. 일본이 그동안 부동산이 급락하고 임금이 오르지 않는 등 대가를 치르며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면 세계경제도 일정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봐야 한다. ▦김 위원=일본은 사회구도를 깨지 않고 거시정책만 폈다. 가령 부실기업 정리부터 경제구조체제를 바꾸지 않고 재정자금만 투입하다 보니 효과를 못 내고 후퇴한 것이다. 미국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개혁구조 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면 일본과는 다르게 갈 것 같다. ▦김 부장=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정책에 동의한다. 다만 구조조정의 틀을 보면 10년 전과 지금 상황은 다르다. 10년 전에는 기업 문제였지만 지금은 가계 부채 등이 핵심이다. 실제 부채 가구만 보면 액수가 가구당 9,000만원 가까이 된다. 평균 소득을 보면 상식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에는 구조조정 액수가 적을지 몰라도 건수는 매우 다양하다. 문제는 해결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과 상황이 다른 것을 알면서도 처방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ㆍ자영업자ㆍ가계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 역량·사회적 합의·경제 체질개선 뒷받침돼야" 과도한 유동성, 충격없이 흡수하는 것이 중요 자영업자·서민 구조조정은 온정주의로 흐를 가능성 커 과도한 정치논리 개입 막고 시장원리로 풀것은 풀도록 -하지만 장기간 과잉유동성으로 발생한 문제를 덮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는 정책이 또 다른 위기의 싹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김 위원=가장 걱정되는 문제다. 당장은 유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퍼붓지만 상처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회수할지가 문제다. 정책의 능력이 요구되는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그 나라 정치적 역량 문제이기도 하다. ▦이 센터장=정책 판단 근저에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다는 게 우려된다. 즉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긴축 정책은 환영받을 일이 아니기도 하고 너무 많은 유동성이 공급된 상태여서 이상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김 부장=문제 해결은 외부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나 일본ㆍ중국 등의 중심국가 위주로 풀려면 쉽지 않지만 베트남ㆍ독립국가연합(CIS) 등 풍부한 노동력과 젊은 인적구조를 갖춘 나라를 대상으로 한다면 부가가치 창출 효율성이 클 것이다. 지금 과잉유동성을 걱정하기보다는 시각전환이 필요하다. 아시아 등 국가들의 성장과 발전, 부가가치를 증대시키는 쪽에서 윈윈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조조정 문제로 넘어가보자. 아까 대기업보다 중기, 가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이 센터장=기업의 경우 외환위기 때가 지금보다 더 힘들었다. 하지만 개인은 지금이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은근한 충격이 계속되고 회복이 다이내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때는 주가나 부동산이 안 좋은 상태에 위기가 와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었다. 그런데 이번은 둘 다 사상최고 수준이었다가 거품이 꺼져 개인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김 부장=기업도 소기업, 자영업자가 힘들다. 금융회사 여신 1,200조원 가운데 기업 600조원, 가계 600조원 정도다. 최근 부동산 급매물을 추적해보면 자영업자가 대출받았다가 팔아서 불을 끄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가계는 아주 극단적이지 않으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소호라는 자영업자는 우리 경제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최근 부실이 우려되는 은행들은 과거 수년간 소기업에 여신해주면서 생긴 부분들이다. 어떤 형태로든 그 부분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안정시키고 정책도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김 위원=외환위기가 대기업 구조조정이라면 현재는 완만한 형태로 다량으로 나올 것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느냐면 자영업자들이 사업자금을 개인대출 형태로 빌렸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중장기적 산업정책이 중소기업을 육성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사회안전망은 중소기업이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고용 창출하는 기업을 키우는데 정부가 포커스를 두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문제는 이들이 사회적 취약 계층이어서 정치적 고려로 온정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은 이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앞으로 기업정책을 제대로 확립했으면 한다. -위기를 벗어나는 와중에 산업 구조조정이 거론되는데 주력산업 중심으로 봐서 산업 구조재편 필요는 없겠는가. ▦김 위원=GM이 유지돼도 ‘그린모터스(green motors)’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있다. 새롭게 수소에너지 전기자동차가 나온다면 기존 정유소를 다 바꾸고 에너지 공급체계도 바꿔야 한다. 단순히 업체 하나가 아니라 인프라가 다 달라진다. 경제 시스템도 다 달라져야 한다. ▦김 부장=새 산업구조는 자연의 교훈처럼 변화해야 생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이 80% 정도를 대출로 운용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우리도 실물 인프라로 저변을 확대하고 성장동력을 갖추듯이 금융에서도 성장동력 확충이 필요하다. ▦이 센터장=전체 산업구조가 쉽게 변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산업은 성숙 단계여서 획기적으로 바뀌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깔린 성장축이 있고 조선업 등 중간중간 들락거리는 것이 있다. 이런 점에서 남북관계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 경쟁력이 낮아졌으니 인건비 낮은 북한을 통해 우리의 하부구조를 흡수해야 한다. -말이 나와서 그런데 내년 최대 관심이 고용이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김 위원=내년에는 내수부양이 기대되는데 특히 서비스산업이 중요하다. 투자활성화되는 부분과 기업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투자가 몰리면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 또 하나 미국에서는 의료보험시스템을 바꾸려고 하는데 실력이 뛰어난 한국 간호사를 필요로 할 수 있다. 이번 위기를 고급 서비스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센터장=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 맞지만 동시에 틀린 얘기일 수도 있다. 미국도 그동안 높은 경제성장을 유지했지만 일자리 창출 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는 세계 경제구조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다. 국제분업 형태로 생산지와 소비지가 달라진 상황에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지난 1970년대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복지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위원=고용창출 방법 중 하나는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을 해외로 많이 내보내서 그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해외 네트워크 망을 넓혀야 한다. 중국에서 고용된 한국 인력이 직간접적으로 70만명이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밖으로 나가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 부장=상식적으로 맞지 않은 고용이나 보상체계를 바꾸는 것도 일자리 창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고용이 제도적으로 편해야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또 근로자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정부 노력도 중요하지만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도 매우 중요하다. 피크임금제도 고려 대상이다. 끝으로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다면. ▦이 센터장=정책당국에서 보면 외환위기 때보다 운신의 폭이 매우 좁다. 당시엔 사회적 합의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희생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분노가 크다. 따라서 정책 당국은 많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 위원=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하지만 자영업자나 서민 구조조정은 정치논리가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통합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은 이해되지만 시장논리로 풀 것은 풀어야 한다. 과도한 정치개입은 안 된다. 만약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숙이 지원되면 나중에 재정적 지원이 빠져나올 수 없는 과정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엄정한 정책적 평가가 필요하다. ▦김 부장=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많이 먹어야 배부른 게 아니라 조금 먹어도 다 같이 배부를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아예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 금융위기 해법의 출발은 경제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 좌담 참석자 약력 ▦1956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미 워싱턴대학 경제학박사 ▦KDI 장기비전팀장 ▦미 사우스캘리포니아대 객원교수 ▦KDI 기획조정실장 ▦KDI 산업기업경제연구부장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자문관 ▦1960년생 ▦원광대 경영학과 ▦중앙대 경제학 석ㆍ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강의 ▦한국산업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국민은행연구소 소장 ▦현재 국민은행 경영연구부장 ▦1962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대우경제연구소 증권조사부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미래에셋증권 운용전략실장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현재 HMC증권 리서치센터장 ▶▶▶ 관련기사 ◀◀◀ ▶역술의 역자는 상황을 거꾸로 보라는 뜻 ▶조인성 "주진모형과 동성애 연기 술먹고 했죠" ▶가족들과 즐길만한 신년 운세 보려면 ▶ 저축은행업계 "고금리 정기예금 가입 서둘러라" ▶ 가수 아이비, 작곡가 김태성과 열애설 ▶ 러, 우크라 가스공급 중단… 국제유가 14% 폭등 ▶ 불황에 강한 통신·제약주에 눈돌려라 ▶ "10년전과 다른 해법 필요하다" ▶ 작년 파생상품은 웃었다 ▶ 주요 그룹 '난제 풀기' 연초부터 총력전 ▶ 새해 개미투자자 성공비법 ▶ 새해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는? ▶알집 만든 그회사의 대박 비밀은 ▶ 새해 외국계증권사들이 꼽은 '최고 유망株' ▶ 인터넷전화 투톱 체제 굳힌 회사는? ▶ 삼성중공업, 새해 첫 선박 수출 '스타트' ▶인사(人事)에 몸살 앓는 문화체육관광부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