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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굿라이프] 사이버 의료의 미래
입력1999-09-13 00:00:00
수정
1999.09.13 00:00:00
홍병문 기자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래 정보사회를 다룬 마이클 더투조스의 하이테크 명저 「21세기 오디세이」에서 그리고 있는 10년 뒤 우리 모습이다.하지만 MIT컴퓨터 과학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더투조스도 그리 정확한 상상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이미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 수술이 현실 속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미국의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는 인터넷을 이용,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를 수술하는 원격 외과수술이 실시됐다. 수술을 집도한 것은 오하이오 주립대학 병원의 외과수술팀이었지만 수술 전 과정을 지휘한 사람은 480㎞ 이상 떨어진 워싱턴의 제리 존슨 박사였다. 초고속 인너텟 통신망의 도움으로 사이버 수술의 서막을 연 것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일반 인터넷을 이용한 이런 원격 수술이 느린 전송속도로 인해 일반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이 수술을 대신하고 의사는 수술과정을 관장하는 미래형 수술을 위한 길을 닦는 의미로서는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로봇 의사를 만들려는 노력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과학기술원의 권동수교수팀이 미세 수술용 텔레로봇시스템을 개발,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로봇 자동화 국제회의」에 발표했다. 비록 전자로봇을 이용한 미세 수술의 형태이긴 하지만 인터넷 망과 연결된다면 훌륭한 사이버 진료가 되는 셈이다.
인터넷상에 떠있는 다양한 의료정보 사이트들은 아직은 E-메일을 통한 진료상담과 처방전을 내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화상을 이용한 원격 토론이 일반화됐지만 원격 시술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사이버 진료의 가장 큰 문제는 전송 속도.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 수술은 광대한 정보의 흐름으로 인한 전송 정체때문에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지않은 상태다. 제리 존슨 박사가 실시한 인터넷 원격 수술은 전송 속도가 초당 2.4기가 바이이트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최고급 통신 모뎀보다 45,000배 빠른 것이었다. 이런 상황때문에 일반인들이 로봇 의사에게 몸을 맡기려면 최소한 5~1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전송속도의 문제가 초고속통신망으로 해결되고 로봇의사의 개발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사이버 공간을 통한 원격 수술은 우리에게 결코 공상영화 속 미래의 이야기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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