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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시장점검] 리비아 교두보로 중동시장 다시뜬다

해외건설의 메카 중동시장이 다시 뜨고있다.중동시장이 IMF체제로 침체된 동남아 건설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전략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동시장은 80년대초까지 연간 수주고가 70억달러에 이르는 등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노다지」였다. 값싼 노동력과 오기 말고는 가진 것이 없었던 국내 건설업체들이 세계 7위(97년 기준)의 건설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유가하락 등으로 80년대말 이후 중동 건설시장은 침체를 거듭해 왔다. 상대적으로 급부상한 동남아시장도 중동시장 몰락의 원인이 됐다. 업계가 중동시장에 다시 눈을 돌린 것은 동남아시장이 붕괴되면서부터. 신규 시장 개척이 절실한 상황에서 80년대부터 연고를 두고있던 업계로서는 중동시장이 동남아시장을 대체할 시장으로 판단됐던 것. 실제로 95년 8억1,800만달러에 불과하던 국내 건설업체들의 중동시장 수주규모는 96년 9억4,800만달러로 늘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IMF체제에도 불구하고 15억500만달러로 급증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장이 97년 82억7,700만달러에서 지난해 18억8,900만달러로 추락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최근 유엔이 리비아에 대한 제재조치를 철회키로 잠정결정함에 따라 이 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중동 건설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리비아에 대한 제재조치 철회가 우리 건설업계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사뭇 크다. 해외건설 공사 미수금 9억8,000만달러의 절반이 넘는 5억달러가 리비아에 잠겨있기 때문이다. 제재조치 철회로 리비아 정부의 재정여건이 호전될 경우 우리 업체들도 미수금을 조기에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특히 워크아웃 작업중인 동아건설의 경우 리비아대수로공사 미수금이 무려 4억달러에 달해 이 돈이 정상적으로 회수될 경우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리비아 정부의 재정난으로 중단된 공사들도 빠른 시일내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업체들이 진출한 리비아 공사 현장은 총 23곳. 이가운데 수주를 해놓고도 착공하지 못한 현장만도 8곳이나 된다. 더욱이 오랜 전쟁을 치른 후라 신규공사 발주물량도 대거 쏟아질 것으로 기대돼 리비아는 중동시장의 중심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리비아에 연고를 갖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는 동아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부문·삼성물산건설부문·㈜한양 등 모두 5개 업체. 이중 삼성과 한양은 사실상 리비아 시장에서 철수해 현재 동아·대우·현대 3사가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해놓고 있다. 특히 동아의 경우 올해중 리비아대수로 3단계 1차공사(12억달러)를 수주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리비아에 대한 제재조치 철회는 전체 중동건설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랍권과 서방간 화해무드로 이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 우리 건설업계는 제2의 중동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까지 점치고 있다. 동아건설 해외공사팀 김정동(金貞東)이사보는 『리비아재정이 호전되면 각종 사업의 국제발주 물량이 크게 늘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체시장도 크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동건설시장이 업계에 마냥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제재조치로 시장 진출의 발이 묶였던 유럽·미국등 선진국 건설업체들이 이 지역에 앞다퉈 들어와 우리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부지리」로 이 지역 공사를 따냈던 우리 업체들로서는 힘든 싸움을 하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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