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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무더기 증인 신청…자원특위 청문회협상 진통

여야는 23일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선정을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공방만 벌이다 빈손으로 돌아갔다.

국회 해외자원 개발 국조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산업위 소회의실에서 만나 40분간 증인 협상에 나섰지만 소득없이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여야는 시작부터 양당이 요구한 핵심 증인 명단을 놓고 부딪쳤다.

양당 간사는 지난 19일 회동에서 각 당이 요구하는 증인 명단을 교환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의원 등 참여정부 관계자를 포함해 50여명,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차관 등 이명박 정부 주요 인사를 포함해 150여명의 명단을 요구했다.

포문을 연 홍영표 의원은 “새누리당이 문 대표와 정세균 의원 등을 증인 요청한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다”며 “이것은 국정조사를 사실상 무산시키려고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분들은 국조 과정에서 전혀 거론되지도 않았다”며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물타기식으로 증인 요청을 한 것은 결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조는 명백하게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문제 때문에 시작됐고 그간 많은 사실이 밝혀진 만큼 우리가 요구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 5명의 핵심 증인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이 국조는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문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해외 자원외교 순방시 비서실장으로서 총괄업무를 수행했다. 또 참여정부에서 나이지리아 심해광구 탐사계약을 체결할 때 재미동포 출신 브로커에게 40억원을 지불했는데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 정세균 의원이었다”며 증인 채택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 등 5명이 해외자원개발에 어떤 부당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했는지도 소명이 안 됐다. 이는 명백한 정치공세로 근거 없는 증인신청, 망신주기식 증인신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되받아쳤다.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은 참여정부에서 수립한 정책을 그대로 계승한 것”(권성동), “새누리당이 정권 잡은 게 두 번인데 끝없이 문제생기면 참여정부를 물고 늘어진다”(홍영표)는 등 책임 소재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양당 간사는 회동 결렬 이후에도 장외 공방을 이어갔다.

권 의원은 국회 브리핑룸을 찾아 “정책에 문제가 없음에도 집행과정의 문제점을 들어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부르면 전직 대통령은 정권을 내놓은 후 5년 내내 증인으로 끌려다녀야 하는 실정일 것”이라며 “야당이 국조를 할 의사없이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을 비롯한 야당 특위 위원들도 “새누리당은 방패 국조와 천문학적 국부 손실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매도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이 전 대통령 등 핵심 증인 5명은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성역없는 청문회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31일부터 에너지 공기업 3사에 대한 청문회가 예정돼 있지만 증인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야당은 여야가 합의할 경우 특위 활동 기한을 25일간 연장할 수 있는 만큼 여당에 기간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일정 연장엔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조 특위의 활동 시한은 4월7일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24일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으로 핵심 증인 채택 문제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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