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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25년 된 머리카락 '고목나무'와 비슷
입력2005-06-21 07:13:26
수정
2005.06.21 07:13:26
사람이 숨진 후 매장됐을 때 머리카락은 어떻게 변해가는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줄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의대 해부학과 신동훈 교수팀과 한서대 미용학과 장병수 교수팀은 사람이 죽은 후 매장됐을 때 모발이 완전히 분해되는 과정에 대한 형태학적 연구를 국내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법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국제법의학회지'(Forensic ScienceInternational) 7월호에 게재될 예정으로 인터넷판에 미리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의 묘지 집단 이장과정에서 사후5년, 10년, 15년, 20년, 25년, 30년이 각각 지난 모발을 채취한 뒤 전자현미경과 광학현미경으로 각 모발의 구조와 형태를 관찰했다.
사람은 매장 후 뼈와 치아 다음으로 모발이 가장 느리게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숨지면 체내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끊기면서 세포의 생명활동이 중단되고 머리카락도 성장을 멈춘다.
보통 모발의 분해과정은 모발의 중심에 공기가 채워져 있는 `수질부'에서부터 바깥쪽 피질부위로 분해가 진행되면서 모발의 결을 이루는 `큐티클(겉껍질층)'이 가장 나중에 떨어져 나가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결과 사후 5년이 지난 모발은 큐티클층이 손상된 부위 없이 약간 들떠있었으며 10~15년이 지난 모발은 일부 큐티클층이 떨어져 나가거나 들떠 있는 정도가 심해져 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후 20년이 지나면서부터 모발은 큐티클이 완전히 벗겨지고 내부도 분해돼 텅 비기 시작했으며 25년째에는 마치 썩은 고목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30년이 지난 모발의 경우는 규티클층이 거의 완전 분해돼 육안으로 머리카락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장병수 교수는 "사람이 죽은 후 25년 이상이 지나면 모발이 완전히 분해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사망시점을 알 수 없는 시신도 이번 조사대상 시신의 경우처럼 모발을 채취해 분석하면 30년 이내인 경우 사망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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