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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공과 염, 공직자 가슴 깊이 새겨야"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다산을 통해 배우는 지혜' 강연

200년 전 정약용 사상 실천하면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어

아껴 써야 청렴해진다는 가르침 혈세 낭비 만연한 현실에 적용을

실패에 쉽게 포기하는 젊은이들은 유배지서 결연함 다진 자세 배워야


"다산은 벼슬길에 오른 후 공정·공평을 뜻하는 공(公)과 청렴의 염(廉)을 좌표로 삼았습니다. 지금 이 나라 위정자·공직자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가치이지요."

박석무(73·사진)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다산을 통해 배우는 지혜' 강연에서 정체된 국가의 기운을 되찾고 선진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200여년 전 정약용(1762~1836)의 사상을 곱씹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이사장은 "다산이 28세에 문과에 급제한 후 지은 시 한 구절 '공렴원효성(公廉願效誠·공과 청렴으로 지성껏 봉사할 것)'에서 당시의 극심한 부패상과 그의 나라를 위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며 "그가 '목민심서'에서 강조한 목민관의 본분인 청렴과 절용(節用·절약)은 지금 공직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목민심서'에는 공공의 재산을 내 것처럼 아껴야 함을 이르는 '시공여사(視公如私)'라는 문구가 나온다. 박 이사장은 "개인 재산(私用)을 아끼는 것은 누구나 하지만 공적 재산(公庫) 절약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아껴 써야 청렴해진다'는 다산의 가르침은 혈세 낭비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 적용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다산이 신유박해(1801) 뒤 전남 강진으로 유배된 후 18년을 포함해 36년 동안의 긴 재야생활과 처가인 풍산 홍씨의 재력이 실학 사상을 담은 500여권의 방대한 저서를 남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단국대 석좌교수인 박 이사장은 한국고전번역원 초대 원장을 지냈으며 지난 2004년 다산연구소를 설립한 '다산 전도사'다. 그는 "문과 급제 후 10년 동안 정조의 총애를 받았으니 다산과 정조는 떼려야 뗄 수 없었던 관계"라며 "또 다산은 스스로 자신의 눈에 띈 책 가운데 읽지 않은 책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로 부지런한 천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산을 철저한 실천주의자로 규정했다. 다산은 '논어'의 첫 구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에 대해 기존의 주자 성리학과 달리 '습(習)'을 '실천(行)'의 의미로 해석했다. 박 이사장은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야 함을 강조한 것"이라며 "결국 다산은 인간의 본성인 성(性)과 행이 합해져야 덕이 이뤄지며 이를 실현할 지혜가 필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서육경(四書六經)에 대한 연구와 일표이서(一表二書·'경제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 개혁 사상과 방대한 지식을 집대성한 저술 외에도 강진에서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서 다산의 인간미와 진심을 읽을 수 있다.

그는 "다산은 편지에서 아들에게 폐족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효제(孝悌·효도와 우애)를 실천하고 끊임없이 독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며 "좌절하고 있을 아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 것과 근검을 당부하는 등 아버지로서의 애틋함을 편지 한 줄 한 줄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때 경기 암행어사, 좌부승지 등을 지낸 다산이 강진 유배지 마을에서 배고프고 고달픈 첫 밤을 보내면서 낙담하고 절망하는 대신 '다시 책을 읽겠다'는 결연함을 보였다"며 "한 번의 실패와 불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 세태의 젊은이들은 다산의 용기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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