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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2월 1일] 친환경 장례 문화 '수목장' 적극 권장해야

최근 모친상을 당한 후배를 위로해줄 겸 함께 장지까지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 시간이었다. 산은 언제고 인간에게 너그럽고 인자하듯 늦가을 산의 정취는 참으로 절경 그 자체였고 단풍 군락들로 눈부시게 펼쳐진 풍광은 그 어떤 조화로도 빚어낼 수 없는 감동이었다. 그러나 산을 내려올 때 즈음 눈엣가시처럼 아프게 어른거리는 것이 있었다. 그 깊고 깊다는 산등성이ㆍ산자락마다 언제부터 들어섰을지 모를 묘지들이 빼곡히 들어찬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묘지강산으로 변하고 말 것"이라던 어느 환경운동가의 외침이 새삼 가슴을 치고 다가왔다. 예사로이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아마 조상대대로 뿌리 깊게 내려온 매장문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고(思考)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나마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 바뀌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대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그대로 유지하고 사람은 사람대로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수목장(樹木葬)을 적극 장려하고 싶은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장례문화로 부쩍 호응도가 높아져가고 있다고 들었다. 몇 해 전 김장수 전 고려대 농대학장의 장례식이 고인의 뜻에 따라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비로소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평소 생전의 그가 그토록 아꼈던 경기도 양평의 50년생 참나무에 유골이 뿌려지고 봉분이나 비석 대신 자그마한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팻말만이 내걸려 있다. 이미 독일과 스위스 같은 선진국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주(州) 정부가 나서 수목장림(樹木葬林)을 조성해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보편화됐다고 한다. 매년 여의도 면적의 수십배의 땅이 묘지로 바뀌는 현실 앞에서 자연환경을 살리고 국토도 더 이상 훼손시키지 않는 친환경적인 장례문화인 수목장을 적극 권장해야 될 때라고 본다. 아직 뿌리내릴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두르는 게 좋겠다. 좋은 일은 무엇이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영원히 상생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에서 진정한 수목장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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