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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타의 대부업 광고

지금은 잊혀졌지만 지난 2003년 불법대출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굿머니’라는 대부업체가 있었다. 굿머니는 대부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스타 마케팅을 펼쳤다. 인기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던 탤런트 안재모와 신인 연기자로 인기를 얻던 김민희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굿머니는 대부업체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며 일반 사업자를 모집했다. 유사수신 의혹이 있었기에 기자는 예비사업자를 가장해 공개설명회장을 찾은 적이 있었다. 그 자리는 돈 벌 기회를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기자의 옆 자리에 앉아있던 한 40대 예비사업자는 설명회가 시작되기 직전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추측컨대 상대방은 “거기 믿을만한 회사냐”고 물었던 것 같다. 그러자 명쾌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야! 야인시대의 안재모가 광고하는 굿머니도 모르냐? 당연히 믿어도 되지.” 최근 스타급 연예인들이 대부업체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미디어를 통해 얻은 신인도를 이용해 ‘고리(高利) 대부업체’ 모델로 일반인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연예인들은 여론을 의식해 광고모델로 나섰다가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반면 “광고가 연예인들의 중요한 ‘밥벌이 수단’이고 대부업체가 불법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반박도 나온다. 인기 스타들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인인 동시에 일반인들의 생활방식이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는 공인이다. 굿머니 사례에서처럼 인기 스타를 광고모델로 내세울 경우 ‘일단 믿고 보자’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더욱이 한국은 스타 마케팅의 위력이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될 만큼 인기 스타에 대한 신뢰는 아주 높다. 인기 스타가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한다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타라면 광고를 선택할 때도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숙고해봐야 한다. 아울러 스타가 등장하는 광고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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