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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삶의 터전이 변하고 있다

김종석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정보연구실장>

올해는 봄이 없었다. 꽃이 피는가 했더니 이내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상인들은 봄옷 보따리를 풀기도 전에 여름옷을 들여놓았다고 한다. 대신 에어컨을 미리 장만하라는 광고가 한판의 특수를 노리고 있다. 한곳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곳에서는 덕을 보는 사람도 있으니 그만이 아니냐고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라는 것이 문제가 되기 이전에도 많은 환경 문제가 우리의 주의를 일깨워왔다.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ㆍ토양오염을 걱정해온 지는 이미 오래됐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국지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영향도 어딘가에 한정되지만 기후가 변하는 것은 온 인류에 적용되는 문제다. 또 하나. 만일 기후가 점점 추워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면 일상에서 느끼는 심각성은 훨씬 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생활비의 절감, 활동기간의 연장, 여가 활동의 증가 등으로 별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마치 생활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이 생활과 산업 활동을 위한 에너지 소비에 있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임으로써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인데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것은 곧 석탄ㆍ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한다는 뜻이 된다. 화석에너지의 소비를 규제한다는 것은 산업체계의 일대 혁명을 뜻하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듯이 온실가스가 있는 곳에 부과금이 있게 된다. 세계의 경제 질서가 환경 문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틀을 짜고 있다. 모든 사람이 위험에 빠져 있으나 딱히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 것을 ‘구조적인 무책임(organized irresponsibility)’이라 한다. 기후변화는 환경과 경제면에서의 심각성 때문에 점점 더 빠르게 사회 전체에 중압감을 주면서 진행될 것이다. 에너지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나아가 어떻게 절약하고 또 충당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보다 진지한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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