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최대 종합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은 최근 몇 년간 바이오산업의 선두주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소재식품ㆍ가공식품ㆍ사료ㆍ제약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사료와 제약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바이오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 3~4년간 CJ제일제당의 실적 구성은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사업 성격상 가공식품 사업은 안정적인 이익 흐름이 유지된 반면 곡물가공사업은 가격 전가력이 약해지면서 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라이신, 핵산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부문은 그 동안 공격적으로 진행해온 연구개발(R&D) 투자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덕분에 최근 들어 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7월말부터 고부가가치 사료용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양계 사료에 쓰이는 필수 아미노산인 메치오닌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연친화적 미생물 발효공법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치오닌은 2014년 완공되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연구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인 덕분에 CJ제일제당은 핵산 세계 1위, 라이신 세계 2위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사료에 첨가되는 아미노산인 라이신 생산량을 늘려 내년에는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르면 올 6월 중국 선양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이 연간 42만톤으로 늘어나고 3억달러를 투자한 미국 아이오와 공장이 2013~2014년 완공되면 전체 생산량은 52만톤으로 늘어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공장 설립을 위해 최근 미국에서 2억2,000만달러의 면세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이 지배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는 소재산업 역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설탕, 밀가루, 대두유 등 단순 소재식품에서 나아가 기능화ㆍ고급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실제로 저칼로리, 정장작용, 혈당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기능성 감미료와 쌀 단백, 쌀 식이섬유 등의 쌀 가공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해부터는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자일리톨의 원료인 자일로스 생산 공장을 지었다. CJ제일제당은 내년까지 생산시설을 두 배로 늘려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필리핀 자일로스 사업은 기존 보일러 연료나 활성탄의 원료로만 사용되던 코코넛 쉘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기존 자일로스 생산 업체와 달리 나무를 베지 않는 친환경적 프로세스를 활용하는 미래 지향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곡물 등 원재료 가격의 강세로 CJ제일제당의 성장은 다소 둔화됐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2ㆍ4분기부터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ㆍ4분기 톤당 2,058달러였던 라이신 가격이 최근에는 2,300달러 수준까지 올라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 2ㆍ4분기 영업이익률은 21%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사 증설로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강희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중국 선양 공장은 이달부터 라이신 10만톤의 증설 물량을 가동할 것"이라며 "글로벌 2위 업체인 중국의 GBT가 증산 방침을 밝혔지만 증산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CJ제일제당의 원가경쟁력을 감안하면 라이신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의 농업 인구 감소로 인해 대형 농가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현재 20% 수준으로 파악되는 사료침투율이 상승하면서 사료에 첨가되는 라이신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소비자물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가격의 안정을 위해 대형 농가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어 농가 대형화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핵산의 수요 역시 라이신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가장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에서의 가공식품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가공식품 시장은 지난해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8.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MSG 대비 핵산 사용량도 증가하면서 핵산 수요는 같은 기간 내에 연평균 1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사는 라이신과 핵산에서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업황 호조로 경쟁 업체들도 증설을 발표했으나 동사가 충분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양한 원재료에 대한 균주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경쟁 업체 보다 높은 수율, 바이오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 의지 등이 강점이다. 라이신 가격 하락에도 핵산과 라이신 물량 증가를 반영했을 때 동사의 올해 바이오 매출은 전년 대비 13.7% 늘고 영업이익은 1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여러 바이오 제품의 증설이 계획돼 있는 만큼 2015년까지 바이오 매출은 연평균 13.2%, 영업이익은 19.6%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