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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전통가락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를 열고 우리 정부가 신청한 아리랑의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종묘제례∙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 단오제 등 총 15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위원회가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한 순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이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직접 불러 등재 확정에 화답했다. 감격의 순간이었다.
유네스코는 아리랑이 특정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국민의 아리랑'으로 여러 공동체에서 세대를 거쳐 재창조되고 다양한 형태로 전승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우리 정부가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법제와 학자∙연구자 등의 조직체계가 잘 갖췄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앞서 지난 2009년 8월 우리 정부는 '정선아리랑'을 가곡∙대목장∙매사냥 등과 함께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목록에 올렸으나 연간 국가별 할당 건수 제한 방침에 따라 정선아리랑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남북 공동으로 한반도 전 지역 아리랑의 등재를 추진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불발됐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중국이 '아리랑'을 조선족 전통민요∙풍습과 함께 자국 국가무형문화유산에 등록하면서 국내 각계에서 아리랑을 하루빨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아리랑을 이용해 또 다른 동북공정을 시도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올 1월 아리랑을 심사 우선순위로 정하고 6월에 등재 신청서를 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의 후렴구를 갖는 아리랑은 학계의 지속적인 연구에도 그 기원과 역사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신라 건국 시조 박혁거세의 비(妃) '알영'의 덕을 찬미하며 지은 시가 아리랑으로 변했다는 '알영설'부터 19세기 말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에 동원된 부역꾼이 가족과 떨어져 있음을 한탄해 부른 '나는 님과 이별하네(我離娘∙아이랑)'가 변했다는 학설까지 40여가지의 이설(異說)로 분분하다. 하지만 조선과 대한제국∙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아리랑은 때로는 서정가요로, 때로는 저항의 노래로 우리 민족의 애환을 함께 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 아리랑은 정선∙진도∙밀양의 국내 3대 아리랑을 비롯해 한반도에만 총 60여종, 4,000여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각 지역의 아리랑 전승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며 ▦아리랑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 ▦아카이브 구축 ▦상설∙기획 전시 ▦국내외 정기공연 개최 ▦학술 조사∙연구 지원 등의 추진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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