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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도박도 게임산업(?)

온 나라가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로 떠들썩하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지만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곳은 바로 정부다. 정부는 게임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도박까지 게임의 범주에 집어넣었다.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성인용 오락실 게임이 지금은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지난해만 해도 게임산업 발전을 이끈 ‘효자’ 대접을 받았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이 문화관광부의 ‘업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성인용 오락실 게임이 전체 게임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게임산업 전망을 부풀리기 위해 모양새만 비슷하면 ‘게임’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문화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올해 발간한 ‘게임백서’에도 성인용 오락실 게임시장의 위상이 잘 드러난다. 지난 2005년 국내 게임시장은 8조6,798억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사행성 성인용 오락실 게임장이 3조8,000억원, 성인용 오락실 게임이 9,655억원을 차지했다.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도 1조4,397억원에 달했지만 성인용 오락실 게임에 비하면 초라했다. 그래서 정부는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라는 포장지를 씌워 성인용 오락실 게임의 위상을 널리 선전했다. 성인용 오락실 게임산업의 수출 규모가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물론 이때는 ‘성인용 오락실 게임’이 아닌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정부의 전략적인 게임산업 육성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박’과 ‘게임’은 명확히 구분했어야 했다. 뚜렷한 기준도 없이 일괄적으로 게임이라는 범주로 묶어 지원 및 육성책을 펴다 보니 엄청난 부작용을 낳게 된 것이다. 도박에 대해서는 엄정한 규제의 칼을 들이대야 한다. 하지만 게임산업은 다르다. 다른 잣대와 기준이 필요하다. 이러다가 ‘게임은 도박’이라는 인식이 굳어질까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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