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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뽀로로 아빠' 김일호 오콘 대표

애니, 국가산업으로 정착 하려면 창작자 존중받는 환경 만들어야


"금융기관에 대출 받으러 가면 '당신네 매출 얼마야'하는 소리부터 듣습니다. 단순히 자산ㆍ매출 등 기업 크기만 따져 평가한다면 우리 콘텐츠 기업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습니다."

지난 23일 성남시 오콘 본사에서 만난 김일호(45ㆍ사진) 대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사회적 잣대와 시스템에 대해 쓴소리부터 쏟아냈다.

그는 "창조기업에 적합한 평가와 지원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산업이 국가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해외 수상 경력이 있는 업체에 인센티브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일명 '뽀로로 아빠'로 불리는 김 대표는 자신을 경영자보다는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다. 그는 "크리에이터와 최고경영자(CEO)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며 "창작자가 존중되고 스타가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콘텐츠 산업의 부흥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덧붙여 "창작물 유통에 대한 분배 문제 등 창작자들이 돈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10년 지극정성으로 뽀로로를 키운 김 대표는 곧 뽀로로와 함께 만리장성을 넘을 계획이다. 극장판 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을 제작해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개봉하는 것.

김 대표는 "뽀로로가 TV 시리즈에 그치지 않고 영화로 나오는 것은 명실공히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는 의미"라며 "TV 시리즈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과정이었다면 영화는 나무를 더 키우고 경쟁력을 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달라진 위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지난 1990년대 후반만 해도 하청을 받아 색칠하는 일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각국에서 합작을 원하는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 역량에 대한 잠재력을 시험하고 증명하는 시대였다면 앞으로 10년은 이를 산업으로 정착시키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애니메이션이 어엿한 국가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김 대표는 무엇보다도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인식을 붐 업 시켜 애니메이션이 아이들만의 것이 아닌 어른들도 함께 즐기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며 "아울러 철저히 한국에서 성공한 것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정부의 지원만 바라는 기업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콘텐츠 회사는 엣지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갖추고 좋은 작품 만드는 일에 전념을 해야 한다"며 "한가지 목표를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끈기를 갖고 버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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