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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내대표에 '비박' 유승민] 이빨 빠진 청와대

공천권 가진 당권 이어 원내사령탑 마저 내줘

당정청 정책 갈등 땐 조기 레임덕 가능성도

2일 비박계인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됨으로써 앞으로 '당 우위' 당정청 관계로의 변화가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비박계(김무성 대표)가 내년 4월 총선의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당권을 잡은 데 이어 주요 입법과 정책·세법·예산·인적쇄신·국정현안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원내 지도부마저 비주류가 장악한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이날 당선된 뒤 "무엇이 민심인지, 무엇이 더 나은 대안인지 같이 고민하는 가운데 정말 '찹쌀떡' 같은 공조를 이루겠다"며 당청 간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조기 진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집권 만 2년도 안 돼 비주류가 당을 모두 장악하며 당정청 관계의 험로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집권 3년차를 맞아 최근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개혁 혼선 등 잇단 국정난맥상이 드러나는 가운데 당의 군기반장 역할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총선이 다가올수록 빠른 속도로 당정청 내 역학관계에서 무게중심이 당으로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의 총체적인 재수정을 비롯해 저리의 주택대출 정책, 건강보험료 인상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당청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무성 대표에 이어 유 원내대표도 청와대 일부 참모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오는 4·29 보선을 앞두고 '인사쇄신' 요구가 커질 수도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인사에서 "대통령도, 청와대 식구들도, 장관들도 이제는 더 민심과 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줘서 우리 함께 손잡고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수평적 당청 관계를 넘어 때때로 정책 차별화 등 당 우위 관계를 고집할 것으로 보며 전전긍긍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번 경선 기간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을 거듭 내놓았다. 만약 청와대가 당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충돌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청와대가 전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이 주도하는 모양으로 청와대·정부 간 최고위급 정책조정협의회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지만 당이 뒷받침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정책조정협의회에 반드시 당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박계 원내지도부가 등장해 이제는 사전에 당과 조율하지 않은 정책은 추진하기가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7·14 전대 이후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부상한 김 대표와 한 번도 독대하지 않을 정도로 당청 간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이완구 총리(후보자)와 청와대 정무특보단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청와대 정무특보단을 통해 당과 호흡을 맞추고 최근까지 원내대표를 하며 김 대표와도 무난하게 지내온 이 총리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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