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섹시하지, 스펙 빵빵하지, 제 까짓 게 날 왜 거절해."
소방구조대원 강일(고수)를 내 남자로 만들어야 한다. 의사 면허를 박탈 당하게 될 위기에 놓인 마당에 의료 소송을 보다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면 강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남자 꼬드기기가 만만치 않다. 저돌적으로 구애 작전을 펼쳐도 우직한 강일의 마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이 남자, 승부근성을 자극한다.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마음 한 구석 묵은 상처의 정체도 사뭇 궁금하다. 머뭇거리는 강일의 입술에 먼저 다가가 키스를 건넨다.
19일 개봉을 앞둔 멜로 영화'반창꼬'얘기다. 한효주(25·사진)는 이 영화에서 저돌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의사 미수로 열연한다. 드라마'찬란한 유산'영화'오직 그대만''광해'등에서 보여준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은 접어두고, 간간히 육두문자도 시원시원하게 내뱉는 반전의 매력을 선보인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는"근래 해온 작품 때문인지 조신·단아한 모습으로 이미지가 치우쳐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며"다른 성격을 대중에게 꺼내 보이고 싶어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본래 그가 맡은 미수라는 인물은 좀 더 인위적이고 냉철한 캐릭터였다고 했다. 한효주는"'~좋구먼''~뭐여' 등 평소 장난칠 때 사투리를 즐겨 쓰는데, 이것들을 극 중 미수의 말투에 녹여서 밉지만 사랑스런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반창꼬'촬영이'광해'와 5회 차 정도 맞물려 감정 몰입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중전 연기를 하고'반창꼬'의 미수 역을 소화할 때는 몰입이 편했는데, 반대는 좀 힘들었어요. 한껏 들떠 있는 감정을 다시 차분히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한효주는 영화'반창꼬'의 매력을"긴장 없이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그 역시도 이번 영화를 통해"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올해 초까지 격렬한 사춘기를 느지막이 겪었다는 한효주는 성장통을 앓고 나니 모든 게 감사하고 연기가 진정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늘 잘 하려고만 하는 욕심이 많다 보니 연기에 힘도 많이 들어갔어요. 욕심이 안 채워지면 자책도 많이 했고요. 나에게 주는 상도 없이 그저 채찍질만 했죠. 하지만'반창꼬'로 미수가 되면서 마음껏 쏟아냈고,'현장을 즐길 수도 있구나'라는 걸 처음 깨달았어요."
2005년 시트콤'논스톱5'로 연예계 첫 발을 내디딘 한효주는 데뷔 8년 차에 접어들며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은 내려놓은 듯 보였다. 꾸준한 스크린 활동으로 드라마'동이'이후 2년간 안방 극장에서는 한효주를 볼 수 없었다. 그는"2013년 목표는 또래 배우들과 트렌디 물 드라마를 하는 것"이라며"시청률을 떠나서'네 멋대로 해라''커피프린스'등 오랜 시간이 흘러도 소장하고 싶은 드라마를 해 보고 싶다"고 했다. 현재 한효주는 영화'감시'촬영에 한창이다. 30% 정도 촬영이 진행됐고, 정우성·설경구 등과 다음 해 2월까지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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