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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서울포럼2015] "국제안보 최대위협… 군사력이 외교 뒷받침해야"

■ 기조연설자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

유화정책은 평화 유도가 아니라 독재자 선동할뿐

경제협력 고리로 자유주의 국가 커뮤니티 강화를


불안한 휴전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위기가 다시 예사롭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핵무기까지 배치하려 한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서구와 대립하는 러시아가 세계를 '신냉전' 상태로 몰고 가려 한다는 경고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도 최근 이라크 정부군에 밀리는 듯 보이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시아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의 인공섬 매립이 영유권 분쟁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점차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 세계에 걸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오늘날의 안보 현황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지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사진) 전 덴마크 총리는 "우리는 지난 20여년 동안 보지 못했던 규모의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도전들은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에서 손꼽히는 안보 전문가로 지난해 9월까지 나토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그는 오는 27일부터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여는 '서울포럼 2015'에서 개회식 기조강연과 국내 외교 안보 분야의 대가인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국제사회의 최대 안보 이슈인 우크라이나 사태와 IS 문제부터 동북아 안보 상황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는 분석을 제기하고 다각적이 안보 위협이 한국에 미칠 영향과 우리의 대응전략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다.

포럼에 앞서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서울경제신문에 서구 사회가 동쪽으로는 발트해 연안국들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가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러시아와 남쪽으로는 이라크에서 시리아에 걸쳐 잔혹 행위를 일삼는 IS라는 내전 후 최대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며 "관용과 광신,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간 새로운 전투의 최전선에 서게 된 이 불안의 시대에 자유 수호세력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가치와 의지가 시험대에 놓인 지금 도전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며 이를 위한 집단안보에 힘을 싣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시장경제·법의 지배·인권·자유주의적 국제질서에 대한 존중을 공유하는 자유주의 국가 커뮤니티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글로벌 커뮤니티의 핵심은 유럽과 북미 지역이지만 안보를 공유하고 공통된 가치를 갖는 전 세계 파트너들로 커뮤니티를 점차 확산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교역과 상호투자를 활성화해 경제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럽과 미국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나토 및 EU의 문호를 새로운 회원국들에 개방해 평화와 발전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특히 "동유럽에서 (러시아와의) '새로운 얼어붙은 갈등(new frozen conflict)' 상황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의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는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면서 주변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재확립하려는 장기적 야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는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그루지야의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그리고 이제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동부지역에서 '얼어붙은 갈등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러시아의 이해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나토 사무총장답게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법 못지않게 군사적 하드 파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세상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덜 위험해지지는 않는다"며 "위기에 대한 지속적 해법은 늘 정치적인 것이며 그런 점에서 외교가 핵심이 돼야겠지만 성공을 위한 최적의 기회를 스스로에게 부과하려면 때로 외교적 소프트 파워가 군사적 하드 파워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IS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 위협을 가하는 잔혹 행위를 일삼는 IS에 대해서는 "테러단체인 이들과는 정치적 해결의 여지가 없다"며 군사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반면 러시아에 대해서는 "그들의 결정에 따라서는 협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군사개입에 회의적 입장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우리는 20세기의 반복되는 역사를 통해 위기는 또 다른 위기를 낳으며, 억압을 억지하지 못하면 더 큰 억압을 초래하게 되며 유화정책은 평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독재자를 선동할 뿐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군사행동은 마지막 보루로 남겨둬야 하지만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시에는 그것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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