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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세계 성장률 3%로 하향] "저유가 빼면 미국 금리인상·일본 침체 악재 널려… 뉴노멀 고착화 우려"

美 통화긴축 현실화땐 신흥국 자금이탈 충격파

中 부진·러 위기도 문제

제도정비·인프라 개선 등 광범위한 구조 개혁 필요



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 전망치를 종전(2014년 6월)보다 낮추면서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유가로 세계 경제가 부분적으로 도움을 받겠지만 각국이 성장 확대를 위한 광범위한 경제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구조적 저성장과 위기가 반복되는 뉴노멀이 트렌드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년 글로벌 경제전망(GEP)' 보고서에서 나타난 올해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러시아와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올라갔다. 미국은 지난해 2.4%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3.2%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05년(3.3%)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존(0.8%→1.1%), 일본(0.2%→1.2%), 영국(2.6%→2.9%) 등도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들의 올해 경제 성장률도 2.2%로 지난해의 1.8%에 비해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같은 성장이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나 유가폭락 등 이벤트성 변수에 기인한 것으로 세계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의 저유가 상황을 다른 기관에 비해 유달리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저유가에 따른 소비 여력 증대 및 기업 비용 절감 등의 수혜를 대부분의 국가가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진 현재의 유가 수준이 올해 낮은 상태에서 지속될 경우 "이로 인한 긍정적 가격 효과가 3~4년에 걸쳐 계속될 것이고 이는 세계 경제 성장에 씨앗이 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0.5%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세계은행은 현재의 저유가가 산유국 및 에너지 부국들의 재정수지를 악화시키는 한편 전 세계 저인플레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석유 수출국으로부터 수입국으로의 '부의 이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유가 효과를 상쇄시키는 몇 가지 역풍이 존재한다"며 "세계은행은 (유가를 제외하고는) 세계 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꼽았다. 지난해 12월 연준의 통화정책회의록이 공개된 후 시장은 현 제로 수준의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중반께 인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이머징국가들과 기업으로부터 자금이탈이 가속화돼 급격한 신용경색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다만 세계은행은 이머징 국가가 이 같은 시나리오에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있다며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 언급으로 패닉에 직면했던 지난 2013년의 수준까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우시크 바수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통화긴축이 이머징마켓에서의 금리인상 도미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된 유로존과 지나해 4월 소비세율 인상 이후 리세션 국면에 돌입한 일본 경제도 세계 경제 회복에 악재로 꼽힌다. 세계 경제에서 소비 파트를 담당해야 할 이들 국가가 장기간 경기침체에 시달리면서 세계 무역의 둔화를 이끌고 있고 이것이 생산 파트를 맡고 있는 신흥국들의 성장률 저하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2~2014년 연간 세계 무역 증가율은 4% 이하에 그쳐 지난 금융위기 이전 평균 7%를 턱없이 밑돌고 있다.

이 밖에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시형 국가로 구조 변화를 시도 중인 중국 경제의 거듭된 부진이 당국의 인위적 경기부양과 맞물리면서 중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러시아의 위기도 주변국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러시아가 올해 -2.9%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주변국인 카자흐스탄의 성장률 전망치도 1.8%로 기존 전망치에 비해 4.1%포인트나 깎았다.

보고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제도 및 공공 인프라 개선 등 광범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경제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신흥국은 저소득 계층을 위한 사회적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사람에게 투자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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