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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2] 韓 중기-中 대기업, 친환경 산업 등 손잡고 경제한류 만들자

[특별대담] <br>세계경제서 양국은 보완재… 합작땐 체질개선 도움<br>값싼 노동력 아닌 큰 시장 보고 중국에 투자 지속을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서울포럼 2012' 이틀째인 17일 왕즈러(왼쪽) 중국 상무부연구원 주임과 강석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경제한류'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참석자>
왕즈러, 중국 상무부연구원 주임
강석훈, 새누리당 당선자


"중국의 대기업과 한국 중소기업이 손잡고 경제한류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한국 드라마 '상도(商道)'를 봤는데요. 드라마 속에서 조선이 국경을 넘어 청나라와 협상하는 상도야말로 한국과 중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멘토'로 잘 알려진 왕즈러(王志樂) 중국 상무부연구원 주임이 17일 강석훈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제안한 '경제한류'의 복안이다. 왕 주임은 이어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져나가면서 중국 내에서 평가가 좋지 않다"면서 "신재생에너지나 친환경산업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중국 대기업과 한국 중소기업이 합작하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중국 시장에 적응하면서도 한국 중소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당선자는 19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경제통이다. 강 당선자는 "세계 경제에서 한국과 중국은 경쟁자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서울포럼 2012'를 통해 이날 처음 만났지만 한류와 경제협력, 정치를 아우르며 100여분간 열띤 토론을 펼쳤다. 주로 강 당선자가 중국의 외국기업 차별 등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 왕 주임이 답변하는 형식이었다. 한국과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잘 맞는 파트너이고 그 바탕 위에서 한류 역시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공감대를 이뤘다.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 두 사람은 '친구'라고 서로를 칭하며 작별의 악수를 건넸다.

▦강석훈 당선자=상무부연구원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해달라

▦왕즈러 주임=지난 1992년부터 독일 기업을 연구해왔는데 당시 독일 총리와 중국 부총리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 인연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2005년에 만들어졌다. 1997년부터는 삼성ㆍLGㆍSKㆍ현대ㆍ포스코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그는 이때 자신의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 강 당선자에게 선물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연구한 자신의 저서다).

▦강 당선자=한국과 중국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시작했지만 중국의 법체계가 미비해 한국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우려가 있다.

▦왕 주임=맞다. 중국의 지재권은 중국 내 기업과 학자 사이에도 보호 받고 있지 않다. 원인을 따져보면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기 전 국유기업이 무상으로 특허나 기술을 갖다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정부는 지재권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한국과 달리 유럽의 전력기술회사인 ADB의 중국 지사장은 내게 "지재권을 과도하게 보호하면 중국의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면서 "유럽 입장에서도 중국이 유럽을 더 배워야 유럽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중국이 한국 기술을 훔쳐갈까 봐 걱정하기보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이 한국 기술을 배워가면 한국 기업이 성장할 유인책이 될 것이다.

▦강 당선자=한국에서는 농업 분야가 입는 타격 때문에, 중국에서는 전자ㆍ자동차ㆍ석유화학 등 5대 분야의 피해 때문에 내부 반대가 극심하다. 한중 정상이 합의했더라도 실질적인 논의가 어렵지 않겠나.

▦왕 주임=중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가장 크다. 중국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700억달러의 적자를 본다. 전세계 나라 중에서 한국이 제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동 웃음) 한국은 농민에 미치는 영향이 있지만 더 많은 시민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외국상품이 들어오면 중국 공장에 충격이지만 중국 전체 국민에게는 이익이 될 것이다. FTA가 가져오는 소비자 보호나 소비자 후생 효과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세계 경제는 국경이 없다. 한국이나 중국이라는 나라가 아니라 경제권이 있을 뿐이다.

▦강 당선자=나라로 보지 않고 경제권으로 여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왕 주임=한국과 중국 간 교류가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기업 혹은 산업 간의 교류라는 뜻이다. 지금 서울에 있는 기업과 중국 산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교역한다. 산업과 산업, 기업과 기업이 협력해 어떻게 세계에 나가서 경쟁력이 확보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강 당선자=요즘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서 중국을 빠져나오려는 한국 기업이 많다. 중국이 어떤 점을 바꿔야 할까.

▦왕 주임=인건비가 너무 오르기는 했다. 관리비도 올랐고. 노동집약성 산업은 확실히 어렵고 중국에서 계속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많은 외국기업이 중국의 노동력이 아니라 시장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당선자=중국 내 시장을 보면서 투자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된다. 그렇게 바뀌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은 어떠한 점을 유의해야 하는가

▦왕 주임=한국의 대기업 중 삼성ㆍLGㆍSK가 잘한다. 중국에서도 한국의 대기업은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발전하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중소기업은 금융위기가 되면 도망가니 중국에서 평가가 나쁘다. 그래서 한국 중소기업은 중국의 대기업과 합작해서 체질을 변화시키고 성장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와 친환경 등 새로운 산업에서 같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왕 주임은 강 당선자가 한국의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 멘토 중 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 왕 주임은 강 당선자에게 경제와 정치의 접목을 당부했다)

▦왕 주임=강 당선자는 국회의원이고 정치가라서 말씀 드린다. 중국과 한국 기업이 합작할수록 정치적 관계가 밀접해진다. 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국 정부가 한국과의 경제 이익이 크다면 한국 정부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방면으로 고민하지 않겠는가. 나도 중국의 윗분한테 그런 제안을 많이 했다. 미국 정가에서도 중국 공산당을 적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있지만 양국의 투자규모와 무역규모를 생각하면 합작할 수밖에 없다. 중국ㆍ미국 갈등이 해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강 당선자=중국의 장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예를 들면 심각한 소득격차 문제다.

▦왕 주임=나는 생각이 다르다. 더 큰 문제는 소득격차가 아니라 부패체제다. 빈부격차를 빌미로 삼아 부패를 덮으려고 하는 게 더 문제다. 체제가 불합리해서 부패가 생기는 면이 크다.

▦강 당선자=그 체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왕 주임=중국의 1세대와 2세대 지도자는 혁명을 통해 권력을 취득했지만 3세대부터는 합법성이 약하다. 중국인 전체의 선거로 뽑히는 것도 아니고 혁명세력도 아니니 지위가 어정쩡하다. 정치를 개혁하고 새로운 합법성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산당 내부부터 민주화해야 한다. 당은 민선을 반대하고 있어 당 주석을 뽑는데 한 사람만 나와서 단독 당선되는 체제다. 민주화를 시키면 부패를 막을 수 있다.

▦강 당선자=중국의 민주화는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왕 주임=정치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개방과 시장에 악영향을 준다. 정치개혁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강 당선자=왜 애플 아이폰을 안 쓰고 삼성 스마트폰을 쓰나.

▦왕 주임=삼성이 잘 만든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컴퓨터에 꽂으면 바로 작동되는데 애플 아이폰은 아이튠스를 깔아야 해서 불편하고 애플보다 삼성 스마트폰이 얇다.

▦강 당선자=한류가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까.

▦왕 주임=물론 좋지만 한류가 전세계적인 유행이 되지 않으면 힘들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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