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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엑스포 실패의 교훈
입력2002-12-04 00:00:00
수정
2002.12.04 00:00:00
오는 2010년의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중국의 상하이(上海)로 결정됨으로서 여수의 꿈이 깨졌다.
이로써 월드컵에 이어 21세기 들어 두번째로 큰 규모의 국제행사를 유치하려던 우리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여수의 엑스포 탈락은 국제행사의 유치에 있어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앞으로를 위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는 89개 회원국중 88개 회원국이 참석, 4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연출했다.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는 당초 한ㆍ중을 비롯, 러시아ㆍ멕시코ㆍ폴란드 등 5개국이 신청했다.
1~3차 투표 결과 3분의 2이상을 얻은 나라가 나오지 않아 폴란드ㆍ멕시코ㆍ러시아 등의 순으로 차례로 탈락했다. 결국 4차 투표에서 중국이 한국을 20표차로 누른 것이다.
투표의 추이를 보면 중국은 1차 투표에서부터 줄곧 1위, 한국은 2위였다. 1차에서는 중국이 36표ㆍ한국 28표였다. 2차는 중국 38표ㆍ한국 34표, 3차는 중국 44표ㆍ한국 32표였다.
3ㆍ4차 투표에서 멕시코ㆍ러시아표가 대부분 중국쪽으로 몰린 것이다. 반면 한국은 4차까지 추가한 표가 6표에 불과했다. 우리측이 벌인 외교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거두지 못했음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여수가 탈락하게 된 원인은 선정경위에서 시작, 유치과정에서 나타난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 정치권의 무관심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여수는 중소도시로 상하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정부가 지난 1999년 여수를 후보지로 내세운 정치논리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전남도청을 무안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수ㆍ순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선심성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엑스포 유치였다.
지방 활성화라는 배경도 작용했지만 여수가 아닌 부산이나 인천 등을 내세웠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에서는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홍보를 맡은 외교통상부가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기업들의 유치전 공조도 삐걱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서는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따라서 여수의 탈락은 예고된 바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대선분위기에 휩쓸린 정치권의 무관심이 가세, 결국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이 주룽지(朱鎔基) 총리를 대표단장으로 총력전을 펼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특히 새로운 세기에 들어 나라마다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홍보효과도 크거니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여수 탈락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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