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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지멘스, LG에 '끝없는 러브콜'

LG전자 강력부인 불구 계속 합병설 흘려…업계 "매각가격 높이려는 작전" 분석도

세계 4~5위권 휴대폰 업체인 독일 지멘스가 LG전자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LG-지멘스 합병설’을 흘리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츠보헤 등은 20일 지멘스가 휴대폰 사업부문을 LG전자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1년 지멘스가 LG전자에 처음 합병을 제의한 이후 잊혀질 만하면 터져나오던 ‘빅딜’설이 또 한번 반복된 것이다. 지멘스는 지난 2002년 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 8.0%, 2003년 8.4%(데이터퀘스트 집계)로 노키아ㆍ모토로라ㆍ삼성전자와 이어 확실한 ‘빅4’의 자리를 지켰던 유럽의 강호. 그러나 지난해부터 뚜렷한 쇠락기미를 보이며 분기별 점유율이 최저 6.5%대까지 하락, LG전자에 4위를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49억7,900만 유로의 매출을 거뒀지만 손실이 1억5,200만 유로에 달해 휴대폰 ‘빅6’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회사 측은 휴대폰 부문의 구조조정이나 매각, 사업협력, 사업포기 등 다양한 정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고 인수능력도 갖춘 엇비슷한 규모의 LG전자에 은밀한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3ㆍ4분기 기준 지멘스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5%에 육박해 세계 2위의 거대 휴대폰 업체가 탄생한다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도 인수설의 한 배경이다. 그러나 지멘스 인수는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LG전자의 반응이다. 무엇보다 지난 2001년 에릭슨과 소니의 합병이 보여주듯 휴대폰 업체끼리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 합병 전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13% 수준이었지만 현재의 소니에릭슨은 점유율 5~6%를 오가는 6위 업체로 전락했다. 게다가 2001년 지멘스와 LG전자의 합병이 처음 거론됐을 당시에는 LG전자의 유럽식(GSM) 휴대폰 비중이 미미해 합병의 매력이 컸지만 현재는 LG전자도 지멘스를 능가하는 GSM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멘스가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LG전자나 일본 NEC 등 유력기업들을 후보로 계속 거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멘스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할 즈음에는 어김없이 LG전자 인수설이 흘러나왔다”며 “2001년 이후 인수제의를 받은 적도, 논의한 적도 없으며 지멘스 인수로 얻을 이익이 전혀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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