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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日에 없는 활력있어 공감 가능하면 언제든지 수입"

'DMZ…' 투자 日도에이社 구사나기 슈헤이 부사장

일본 현지 영화사인 도에이사의 구사나기 슈헤이(70ㆍ사진) 부사장

“한국영화는 일본영화엔 없는 활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면 얼마든지 수입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일본 현지 영화사인 도에이사의 구사나기 슈헤이(70ㆍ사진) 부사장은 10일 도쿄 도에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다소 침체된 일본 영화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한국영화 수입뿐 아니라 투자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한류(韓流)열풍 속에서 한국을 배우지 않으면 앞으로 일본영화엔 희망이 없다”고까지 강조했다. 도에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영화사로 손꼽히는 회사.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제작, 비디오 등 영상물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벌이고 있고 일본 전역에 7개의 호텔과 골프장까지 보유하고 있는 ‘준재벌급 영화사’다. 올초 ‘실미도’를 일본에 수입ㆍ배급하면서 한국영화를 소개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 오는 26일 개봉 예정인 ‘DMZ, 비무장지대(감독 이규형)’엔 직접 투자까지 했다. ‘DMZ…’는 이 감독의 79년 군대 시절 실화를 바탕으로 당시 비무장지대에서 일어날 법한 최전방 군인들의 삶을 그린 영화. 구사나기 부사장은 “영화를 본 많은 일본 관객들이 눈물을 글썽였다”며 “일본에선 체험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관객들의 많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그의 관심은 ‘쉬리’가 일본에 소개되기 전에 이미 시작됐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1년에도 수차례 한국을 다녀간다는 그는 “많은 이들이 일본에서의 한류열풍을 단순한 스타마케팅으로 보지만 그 이면엔 탄탄한 극적 구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그는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JSA’가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일본 한류열풍의 중심은 TV드라마”라며 “이곳에서 인기를 끄는 대부분의 한국 작품들엔 일본에선 찾기 힘든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엔 “정부가 직접 나서 각종 영화장려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은 영화계에 힘을 불어넣겠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당근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이미 한국영화의 수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만큼 정부지원책에 기대기보단 전세계 자본이 한국으로 향하게끔 할 만한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사나기 부사장은 고교 졸업 직후인 52년 도에이에 입사해 이제껏 한 회사에서만 일하며 지금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영화 일은 사람을 젊게 만든다”며 “몸은 70대지만 마음은 여전히 30대”란 말로 영화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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