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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웨이

히딩크 감독에 대한 찬사가 놀랍다. 한국 축구의 사령탑을 맡을 때는 많은 기대들을 걸었지만 그는 항상 도마 위의 생선이었다. 외국인이라고 좀 봐주는 경향도 있었지만 한국팀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칼질을 당했다. 그가 다시 뜨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을 앞둔 몇 차례의 A 매치에서였고 절정을 이룬 것은 본 게임에서 폴란드를 격파했을 때였다. 그는 영웅이 되었고 인기스타가 되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전술 전략일까, 훈련의 과정이 훌륭해서였을까. 그것들은 필요조건 같다. 충분조건은 한국팀이 이기거나 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아마도 이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히딩크 자신일 듯 싶다. 나는 그가 인기 스타가 된 사실보다도 프로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걸 좋아한다. 미국과의 시합에서 얻은 페널티킥을 이을용 선수가 실패한 것을 두고 그는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내외의 찬사로 붕 떠있을 성싶은 스타가 내 뱉은 말치고는 너무도 차갑다. 마치 외과의사 같다. 가슴은 따듯해도 눈은 차가운 영락없는 서부의 총잡이 모습이다. 수많은 프로 선수들이 우리 사회에 등장하고 있다. 그들은 명성을 통해 국민의 기를 살려주고 기록을 통해 돈을 번다. 기량이 뛰어나고 엄청난 노력을 해야 스타급 프로가 되지만 명심할 것이 하나 있다. 결과다. 어설프게 과정의 중요성에만 집착해 있다가는 명성도 돈도 사라진다. 프로는 신사가 아니다. 축구경기장에서 신사노릇 하는 선수를 진정한 프로라고 할 수 없다. '붉은 악마'라는 말속에는 거칠고 무자비함이 들어 있다. 그리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기는 결과를 위해 열정을 동원한다. 인정 도덕심, 그런 것이 필요하고 룰도 지켜야 하지만 절대성은 없다. 그런 쪽에서 보면 박세리선수가 엄청난 계약 조건 때문에 자기를 길러준 기업에 이별장을 던진 것을 지탄할 일 만도 아니다. 의리는 사회적 평판이지 프로의 값을 매기는 기준이 아니다. 오직 박선수의 역량과 기록이 그의 값이다. 프로야말로 시장원리가 지배되는 세계에 산다. 드디어 한국팀은 16강이라는 벽을 넘어 8강 진출을 건 또 한판의 승부에 나선다. 히딩크 감독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스페인과 아일랜드 전이 열린 수원구장에 나타났다. 4??염두에 둔 작전 구상이라 했다. 관중들은 모두 그렇게 해석들을 했다. 그가 나타나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쳤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제스처도 답례도 없었다. 그는 철저한 프로이고 일관되게 '마이 웨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었다. 손광식(언론인)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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