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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에 국경 없다

8월 19일자 미 뉴욕타임스에는 관심을 끄는 두 기사가 실렸다. 하나는 포드자동차 애틀란타 공장에 관한 기사였고, 다른 하나는 현대자동차 노사문제에 대한 기사였다. 두 기사 모두가 일반 경제 섹션과 국제 경제 섹션 1면을 장식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인들이 관심을 끌만한 비중 있는 내용이었다. 포드자동차의 애틀란타 공장은 근로자가 2,300명으로, 북미 지역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자동차 조립공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공장이 근래에 와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한국ㆍ일본 등 아시아, 유럽연합(EU)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외국 자동차에게 미국내 시장을 빼았기게 됐다. 포드자동차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생산비가 높은 미국내 공장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캐나다와 멕시코로 공장을 옮겨가는 추세에 있다. 이런 추세와 전망이 애틀란타 공장 생산라인에서도 감지돼, 현재 생산하는 차종을 제외하고는 다른 차종을 생산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포드 자동차로선 `회사 경영에는 좋지만, 근로자들에게는 나쁜 상황`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급기야 북미 지역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애틀란타 공장의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한다. 수십년 동안 한 공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은 직장을 떠날지 모르는 두려움에 쌓여 있다는 기사였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기사는 노조에 획기적으로 유리하게 타결된 노사협상 내용을 보도했다. 47일간의 파업 이후 이뤄진 노사합의가 향후 한국내 다른 회사에 미칠 여파가 크다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다. 현대자동차의 39,000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연간 4만2,400 달러에 이른다. 한국 전체에서 지난해 한햇동안 노동분규가 321건이었으나, 올해는 지금까지 이미 263건에 이르고, 이대로 가다가는 더 많은 기업이 중국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사는 전망했다. 한국 근로자의 50%를 점하는 중소기업의 근로자들은 임금 수준이 낮고(월 1,270 달러), 근무시간도 법적 근무시간 44시간을 넘는 50시간 근무하면서, 그것도 매일 또는 단기계약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아주 열악한 상태에 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근로자 간 격차가 극심하다고 전했다. 몇 년째 경기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경제가 서서히 회복국면에 들어 서고 있다. 주식시장도 회복되고 있고, 각종 경제지표가 계속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경제도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타고, 수출을 늘리고, 해외투자유치를 확대하며, 아울러 국내 투자를 부양시킬 터전을 마련해야 할때다. 이런 시기에 국제금융시장에서 보는 시각에서는 한국경제에 두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 북한의 핵 문제와 노동 문제이다. 북핵 문제는 경제 외적인 문제이지만, 노동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다. 노동 문제는 노사가 함께 노력해서 방안을 찾는 것인데, 최근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노조 지도자들이 주도권을 쥔 것처럼 보인다. 스위스 굴지의 기업으로, 세계 어느 곳이고 다 진출해있는 네슬레가 직장 폐쇄를 결정한 것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있다. 앞서 말한 뉴욕타임스의 대조적 두 기사도 해외투자가들의 의사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의 상황에서 노조 지도자들은 조합원들과 함께 한국경제의 앞날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지혜로움과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 회복 단계에 있는 세계경제 흐름을 잘 활용해서 우리의 어려움을 풀어갈 여건을 마련하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국내 기업도 공장을 해외로 옮기려 하는 마당에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동 지도자들은 사용자는 물론 정부와 힘을 합해서 좋은 투자여건을 마련해서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근로조건이 호전될 기틀을 마련하고, 수 많은 청년 실업자를 흡수하려면 경제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파업은 극단의 방법이며, 외국 투자가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으로 비춰진다. 모든 문제는 내 탓이라고 생각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일단 입장을 바꾸어 한번 더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한국의 경제문제는 더 이상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 경제인들의 깊은 관심사항이라는 사실이다. 크고 작은 노사분규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수시로 상세하게 알려지고, 이에 따라 각국 경제 주체들의 의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더 나가서 노동시장의 경쟁도 국경이 없어 우리나라의 노동효율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면 사용자들이 지체 없이 제 삼국의 진출을 모색하게 되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김영만 주미 한국상의 명예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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