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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쟁력 갈수록 약화… ICT 융합으로 공장혁신 서둘러야"

■ 스마트 팩토리 좌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스마트 팩토리와 산업 혁신' 좌담회에 참석한 장남식(왼쪽부터) 에이엔텍 대표, 임춘성 연세대 교수,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 장중순 아주대 교수,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이 대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산업부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개로 늘릴 것"

삼성전자 "5년간 200억 마련, 중기 혁신자금 지원"

美 '리메이킹 아메리카'… 獨 '인더스트리 4.0' 추진

제조업 부흥정책 적극나서 한국은 각종 규제로 위기

대기업 자동화 구축했지만 중기는 아직도 수작업 의존

센서·빅데이터 기술 접목… 품질·생산 유연성 높여야


지난 3월19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제조업 혁신 3.0' 추진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서였다. 제조업 혁신 계획의 뼈대는 스마트공장 확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이는 2014년 출범한 '산업 혁신 3.0' 운동을 발전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내용이기도 하다.

정부와 학계·재계 전문가들은 2일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스마트 팩토리와 산업 혁신' 좌담회를 통해 국내 제조업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스마트공장 도입의 필요성, 선진국의 제조업 혁신 전략 등을 두루 살펴보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제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스마트공장의 대대적인 보급을 통한 산업 혁신이 수반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이 1만개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좌담회에는 이관섭 산업부 제1차관,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 장남식 에이엔텍 대표 등 제조업 혁신을 주도하는 정부·재계 인사들과 임춘성 연세대 교수, 장중순 아주대 교수,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등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임춘성 교수(사회)=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제조업이 탄탄하지 않은 경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산업 혁신을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는데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생산성 저하로 2010년 3위에서 2013년 5위로 하락했다. 오늘 좌담회는 제조업 혁신의 대안으로 생산 현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공장의 보급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의 글로벌 제조업 동향부터 들어봤으면 한다.

△장중순 교수=제조업을 기반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했던 선진국들은 최근 중국 등의 신흥 시장으로 옮겨간 제조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제조업과 ICT의 융합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먼저 미국은 2009년부터 '리메이킹 아메리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제조업 부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기술 개발과 인력 육성을 함께 담당하는 15곳의 교육 기관과 45개의 연구소 건립 계획이 핵심이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나라다. 그런데 최근 모든 제품이 전자화하면서 과거 기계 공업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인더스트리 4.0'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영수 원장=제조업 혁신이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문제는 현실이다. 대기업은 공장 자동화를 바탕으로 제조 혁신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진척 상황은 아직도 미흡하다. 특히 하위 협력사로 내려갈수록 스마트공장의 핵심 기반인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가 생산현장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를 아우르는 제조 가치사슬 전반의 혁신이 없으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동근 부회장=장 교수의 지적대로 선진국들은 모두 제조업 부흥 정책을 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대한 정책 당국이나 국민의 인식이 과거보다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1.4년으로 좁혀졌고 엔저 현상에 수출까지 줄어들면서 제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높은 인건비와 각종 환경·노동 규제는 점점 기업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면서 청년들 사이에서는 제조업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청년층에 제조업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또 다른 주된 이유는 근무지다. 서비스업은 보통 도심 속에서 근무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은 근무지가 지방이다.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층이 제조업을 선호하고 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입체적 정책이 절실하다.

△사회=제조업이 산업 현장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국민 일반의 부정적인 인식과 각종 규제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조 공정의 스마트화를 추진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달라.



△이관섭 차관=선진국의 움직임을 봤을 때 제조업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대기업이나 원청회사들이 어느 정도 자동화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제는 협력업체들까지 스마트화가 필요한 단계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스마트하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세 가지도 정도로 짚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지금보다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스마트화의 첫째 조건이다. 둘째는 유연성 있는 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자동화를 구축한 공장들의 에너지 사용량은 너무 천차만별인데 업종별·기업별로 에너지 절약을 위한 표준을 만드는 게 스마트화의 필수 요건이다.

△최병석 부사장=IT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은 워낙 짧다. 기존의 생산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 역시 제조 설비 표준화 등 공장 스마트화를 위한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센서 기술, 빅데이터 기술, 대용량 통신 기술 등이 유기적으로 접목된 스마트공장은 그것을 적용하지 않는 업체와 경쟁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장남식 대표=중소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도입이 절실하지만 영세 중소기업들은 대부분의 작업 공정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에 들어가는 세라믹 부품을 만드는 우리 회사는 스마트화 추진 이전에는 공정 과정에서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 부족, 실시간 대응 미흡 등 갖은 부작용을 노출했다. 2·3차 협력사를 비롯한 상당수의 중소기업은 열악한 환경과 투자 금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 부회장=스마트공장 도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급사슬 전체가 첨단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내고 정부는 상대적으로 혜택을 덜 받는 업종에 스마트공장 보급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스마트공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제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스마트화 추진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 보자. 우선 스마트공장을 앞서 도입한 국내외 사례들이 궁금하다.

△이 부회장=독일 지멘스는 고성능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 간 연동체제 마련으로 다품종·고수율 생산 체제를 구현했다. 미국 테슬라 공장의 경우 106대의 로봇과 1,500명의 사람이 함께 작업하면서 전기차 1대를 4일 만에 생산해 내고 있다. 보잉사처럼 가상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설계 비용과 제작 비용을 각각 65%, 45%나 절감한 사례도 있다.

△최 부사장=산업부 주관으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산업 혁신 3.0' 운동에 삼성전자도 활발히 동참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과 협력사 등을 포함해 그룹 기준으로는 546개, 삼성전자 기준으로는 428개의 혁신 스마트공장을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 측면에서도 글로벌 통합관리시스템(G-MES)을 구축해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모든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 중이다. 이런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로 작업 셋업(Set up) 시간을 50% 줄였고 제품 불량률도 확 떨어뜨렸다.

△장 대표=산업 혁신 3.0 운동의 일환인 스마트공장 시범사업에 참여해 많은 문제점을 극복했다. 생산과정의 전산화와 원격 모니터링으로 공정 불량이나 설비 이상 등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불필요한 작업 누수가 사라지자 설비 가동률은 10% 정도 향상됐고 생산성 역시 20%나 올랐다.

△사회='20%'는 대단한 숫자다. 중소기업에서 더 좋은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국내외 모범 선례들을 살폈는데 경쟁국보다 앞서 가자는 차원에서 스마트공장의 미래 모습도 한 번 그려봤으면 한다.

△이 원장=한국의 미래 스마트공장 모습은 자동화 및 네트워크화, 생산 빅데이터 활용, 사이버 물리시스템 운영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공장 내의 설비와 장비·기계들을 서로 연결해 자동화된 생산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네트워크화가 이뤄지면 제조공정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 즉 '생산 빅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상 모델을 시뮬레이션하고 수행 결과를 곧바로 생산현장으로 전달하는 피드백 과정이 구축되면 스마트공장의 궁극적인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본다.

△사회=끝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추진 정책을 들어봤으면 한다.

△이 차관=국내 기업들은 업종별로 협력 관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 협력 관계를 스마트화하는 게 중요하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대기업인 완성차 회사를 중심으로 협력사인 부품 업체까지 표준화된 스마트공장을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뿌리산업은 우수 업체를 모델로 선별해서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스마트공장을 4,000개 정도로 늘린 뒤 2020년에는 1만개까지 확산시킬 계획이다.

△최 부사장=삼성전자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5년간 200억원의 재원을 마련, 스마트공장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기업당 5,000만원 한도 안에서 지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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