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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향(子香)

백우영 지음 과거 역사물에서 여성은 그리 주목받는 인물로 그려지지 못했다. 고작해야 장희빈이나 명성황후 등 궁중여인들이 조명을 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다모`나 `대장금` 등 TV 사극을 중심으로 여성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이상 남자에게 의지하는 주변인으로서가 아닌, 당당히 역사의 중심 인물로 그려지는 게 근래의 추세. 한국일보 문화부장 출신의 백우영의 장편소설 `자향` 또한 여성을 주목하는 최근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소설의 주인공 `자향`은 여종이 될 자신의 운명을 과감히 뿌리치고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당찬 인물. 소설은 조선시대 기묘사화를 통해 풍비박산 나버린 참의 박운의 딸 자향이 집안 마름과 함께 도망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향은 쫓기는 와중에 토정 이지함 선생의 집으로 숨어들고 그녀를 뒤쫓던 노린내 포교는 그녀를 쫓던 도중에 궁중의 부름을 받고 경복궁으로 들어간다. 노린내 포교는 궁 안에서 무수리의 죄를 잡아내나 그것이 위기가 돼 결국 자향과 같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단 10일간의 이야기를 5권의 책으로 다룬 이 작품에선 주인공들의 도주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그 속에서 만나는 서민들의 삶과 세상을 향한 그들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선악의 개념을 무 자르듯 나누지 않고 등장인물들이 겪는 인간적인 고뇌도 묘사돼 있다. `세상에선 양심보다는 요령이, 의리보다는 아부가 통한다`고 갈파하는 한 포교의 외침은 오늘의 우리를 보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해진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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