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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방송의 사회적 책임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사랑의 카운슬러’ 코너. 한 남자 개그맨이 술주정이 심한 사람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그는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로 춤까지 췄다. 설마 바지를 내리려나 했던 시청자들은 그의 속옷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방송 직후 KBS 홈페이지에는 항의의 글들이 올라왔다. 온가족이 모여 있는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기에는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 재밌었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TV를 보며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새 금요 드라마 ‘소금인형’에서도 나타난다.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된 전과가 있는 여성 연기자가 별다른 사과도 없이 TV에 등장했다. “복귀를 기대한다”는 의견보다는 “지상파 방송에 버젓이 나올 수 있냐”는 항의가 많았다. 바지를 내려 속옷을 노출했다 한들 개그 코너에서 한 것이기에 이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과거 연기자의 잘못과 드라마 출연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안 보면 그만’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은 ‘보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무책임한 처사를 보이면 안된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해 수용자의 의지와 상관 없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 영향력이 어느 매체보다도 더 크고 강력하다.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개그 소재와 드라마의 연기자 선정이라고 할지라도 그 성격과 의미를 고려해야 하는 점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송은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원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방송사 관계자들도 시청률의 함정에 빠져 이를 놓치고 있다.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 하지 말자’는 유행어도 있었다. 그러나 지상파의 끊임없는 자극적 소재에 시청자의 불쾌지수는 날로 높아져 간다. 찰나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 지상파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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