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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이젠 제품 넘어 문화를 팔아야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2·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4월 초까지만 해도 8조원까지 예상됐던 2·4분기 영업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실망감을 키웠다. 디스플레이나 TV 부문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 총력을 쏟아부어 내놓은 야심작 갤럭시S6조차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획기적인 반전 카드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삼성전자, 나아가 우리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나친 비관만은 아닌 듯하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제품을 못 만들어서가 아니다. 상품만 놓고 본다면 감히 세계 최고로 불릴 만하다. 3월 처음 공개된 갤럭시S6는 세계 최강의 성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을 동시에 갖췄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 기기는 수많은 스마트폰 중 그냥 잘 만든 하나일 뿐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애플 아이폰 등은 단순한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들과 삶을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그 차이는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6가 "화면만 커졌다"는 혹평을 받았음에도 애플은 1·4분기 580억달러(약 62조원) 매출에 순이익 136억달러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순이익만 보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5조9,793억원)의 2배가 훨씬 넘는다.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가 출시 하루 만에 전 품목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도 문화를 팔았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가 노력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최근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독자영역 구축에 나섰고 소프트웨어 능력도 대폭 강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삼성전자도 고객과 자사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문화 형성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 소비자는 물론 협력업체와의 소통강화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문화'가 남의 전유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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