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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준 덕에 '창피한 무역흑자'

2월 수출입 동향<br>수출 감소세 계속돼 경제외형 쪼그라들어<br>정부 "경기회복 불투명… 수출전망 하향조정"


정부가 지난 2월 수출입 실적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최근 ‘애드벌룬’을 띄웠다. 주무부처인 관세청을 제쳐두고 무역수지 흑자폭이 3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가집계 결과를 지식경제부가 직접 발표한 것이다. 무역수지 흑자가 큰 것을 통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었다. 그만큼 무역수지에 거는 정부의 기대는 크다. 경제지표 가운데 유일하게 위안을 삼는 부분이다. 정부의 기대는 일단 들어맞았다. 지난달 무역흑자는 20개월 만에 가장 많았고 정부는 올해 흑자규모가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속은 그리 편하지 못하다. 수출이 너무 빠르게 하강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2월보다 조업일수가 2일이나 많았지만 수출은 17%나 감소하는 등 수출쇼크가 이어졌다. 설 효과로 수출 감소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정부로서는 머쓱할 일이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든 덕분에 무역수지 흑자를 세웠지만 경제의 외형이 급속하게 쪼그라드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무역흑자 20개월 만에 최대… ‘유가 의존형 한계도’=수출쇼크는 여전하지만 2월 무역수지는 32억9,500만달러를 기록해 2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007년 6월 무역수지는 3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용은 좋지 않다. 30억달러를 웃도는 무역수지 흑자의 원동력은 수입의 급감이었다. 지난달 수입은 225억5,300만달러로 30.9%나 줄었다. 수입규모는 2005년 8월의 220억달러 이래 가장 작다. 경제의 외형이 쪼그라들면서 생긴, 비약하면 ‘창피한 흑자’다. 이 같은 수입 감소는 원유의 도입단가 하락과 원ㆍ달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컸다. 지난해 2월 배럴당 92.5달러에 달했던 원유 도입단가는 지난달 43.4달러로 급락하면서 원유 수입은 48% 줄었고 철강제품 수입도 37%나 감소하는 등 원자재의 수입 감소가 두드러졌다. 자본재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자동차 부품 수입이 각각 90%, 31% 감소했고 소비재 가운데 승용차 수입 감소율도 53%에 달하는 등 지난달 1∼20일 소비재 수입이 20.1% 줄어들었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는 유가나 원자재 등의 의존도가 커 이들 가격이 오르면 언제든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어찌 됐건 수입 감소에 힘입어 올해 무역수지를 당초 예상치인 120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2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동근 무역투자실장은 “당초 목표치를 초과해 연간 무역수지가 2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출 전망치 낮출 예정”=지경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1%가량 상승한 4,270억달러선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경제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하반기 회복 여부도 불투명해 전망치를 낮추기로 했다. 물론 수출이 일단 최악은 넘겼다는 신호들은 포착된다. 수출 감소폭이 1월에 비해 다소 줄었고 3월에는 더 완화된 -15% 정도의 수출 감소세가 예상된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2월의 경우 조업일수가 이틀이 많았기 때문에 감소율이 1월에 비해서는 줄었다. 또 수출은 선박 의존도가 너무 높다. 선박은 2월에 47%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수출 전체의 감소폭을 줄였다. 하지만 이미 3년 전에 받아놓은 수주물량이다. 무선통신기기가 3%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철강(-10%), 일반기계(-15%), 액정디바이스(-26%), 자동차(-33%), 가전(-33%), 반도체(-40%) 등의 감소세는 이어졌다. 이 실장도 “올해 수출은 1% 증가를 예상했지만 수출이 지난해 균형 수준을 맞추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목표”라며 “해외수요 급감으로 올해 수출 감소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치지 않겠다고 버티던 올해 수출 전망치에 대해 “1ㆍ4분기 후 올해 수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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