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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억弗 美공군 급유기, 에어버스가 수주 '미국 발칵'

미 상원의원·보잉측 "자존심 문제" 강력 반발

미국 국방부가 당연히 미국 기업에 줄줄 알았던 대규모 군수 물자 사업권을 유럽회사에 배정하자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미 국방부는 1일 약 350억달러 규모의 공중급유기 공급권자로 자국 보잉사 대신 유럽 에어버스사 모기업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을 주축으로 하고 미국 노스롭그루먼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컨소시움은 앞으로 15년간 에어버스의 A330을 개조한 179대의 공중 급유기 KC-45를 미국 공군에 납품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존 맥케인 미 공화당 유력 대통령 후보를 포함한 상원의원들이 자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보잉의 생산 공장이 있는 워싱턴 주와 캔사스주 출신 의원들이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350억 달러 규모지만 향후 교체 수요를 감안하면 잠재적 가치가 1,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공군은 현재 600대에 달하는 공중 급유기를 점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더군다나 에어버스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그 동안 성역으로 여겨졌던 미국 방위산업 시장 진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 동안 미 공군에 공중 급유기를 독점 공급했던 보잉의 KC-135는 새로운 경쟁자인 에어버스의 KC-45로 대체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미 상원 의원들은 이번 결정은 “미국의 자존심 문제”라며 “미 공군이 사용할 급유기를 외국계 업체가 생산, 공급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 국방부가 에어버스와 거래함으로써 미군에 보급할 급유기를 외국 노동자들의 손에 맡기게 됐다”며 “이번 결정에 분노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토드 티아트 캔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안보를 위해 미국 회사의 미국 노동자들이 만든 미국용 급유를 써야 한다”며 “국방부가 결정을 뒤집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력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도 이번 결정에 분노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에 납품권을 빼앗긴 워싱턴주 소재 보잉사 노동자들도 “미국 노동자들은 최고의 급유기를 만들 수 있고 미군은 최고의 제품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보잉측은 국방부의 해명을 기다린 후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보잉은 향후 1,000억 달러 상당의 공급권을 빼앗긴 타격으로 앞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보잉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자평했다. 당초 보잉은 지난 2002년 미 국방부에 급유기 1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으나 얼마 후 불거진 고위 임원이 포함된 사기 혐의로 계약이 취소되고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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