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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6일] 갈길 먼 'IT강국 코리아'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에는 전세계 40개국에서 1,500여명의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들과 개발자, 취재진들이 모여들었다. GPU칩 전문업체 엔비디아가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각국의 슈퍼컴퓨팅 기술을 겨루고 첨단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나흘간 도시 전체를 달군 콘퍼런스 열기의 주인공은 단연 중국과 대만, 인도 등이었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전문가와 개발자 등 1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해 10여명의 조촐한 참가진이 콘퍼런스 주변부에 머무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 한국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슈퍼컴퓨터라는 차세대 핵심 기술의 '큰 장'이 선 새너제이시에서 세계 최고의 IT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존재감은 희미하기만 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의 한 기술개발자는 "한국이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정작 슈퍼컴퓨터를 비롯한 핵심 IT기술은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생명공학을 비롯해 자원탐사, 기후변화, 에너지 절감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 기술은 한국에서도 지난 1990년대 초반 관련연구가 붐을 이뤘다. 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및 관심 부족으로 지금은 소수의 개발자들만 연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와 관련 제품에 응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부과학성 주도로 '최첨단 고성능 범용 슈퍼컴퓨터 개발 이용'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일본이나 지난해 세계 최초로 100 테라플롭스(Tflops)급 슈퍼컴퓨터를 출시할 정도로 슈퍼컴퓨팅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에 비하면 한참 뒤처져 있는 셈이다. 국내의 한 업계 관계자는 "슈퍼컴퓨터 기술은 초기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기술로 각광 받는 중요한 기간산업"이라며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장돼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아쉬워했다. '세계 최고의 IT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우리 IT기술의 현주소는 그저 초라할 따름이었다. 다가올 미래에도 당당한 'IT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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