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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훈 내정자 사퇴… 그 길밖에 없었는가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인선의 하이라이트였던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4일 전격 사퇴했다. 김 내정자는 사퇴의 변에서 "정부조직 개편 논란과 정치권의 난맥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고 했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고 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자수성가한 인재를 불러들여놓고 우리 스스로가 쫓아내버리는 것은 아닌지 착잡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김 장관 내정자의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막중한 임무를 맡은 김 내정자가 직면한 것은 정치권의 구태와 발목잡기, 그리고 그를 둘러싼 온갖 억측이니 기득권을 버려가면서까지 왜 귀국했을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김 내정자의 이중국적이나 재산의 많고 적음은 문제의 소지가 아니라고 지적해왔다. 지구촌이 한데 묶인 글로벌 시대에서 그 정도조차 포용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김 내정자가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런 길밖에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야당도 전력 같은 것들을 문제 삼았지만 인선 자체를 반대하는 기류는 약했던 게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의를 만류하고 좀 더 설득하지 않았는지는 더 아쉬운 대목이다. 본인의 뜻이 그렇다고 해도 국정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인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그만한 적임자를 찾기도 어려운데 너무 쉽게 사람을 포기해버리는 것 아닌가 싶다.



김 내정자의 충격적인 사의표명이 몰고 올 파장은 만만찮다. 미래부의 공백이 더 길어질 뿐만 아니라 조직개편을 둘러싼 여야 대치정국의 끝이 어디까지 갈지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물론 여야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게 됐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타협과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정치불신을 넘어 혐오증까지 야기하는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의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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