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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B금융 회장선출 관전법


"망국적인 관치금융을 부활하려 하지 말라."

4일 오전 명동 KB금융지주.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KB금융 회장에 관료 출신 낙하산이 오면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 1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지주 회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생각은 노조와 조금 다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안타깝지만 금융권 내부 사람 중에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만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모피아(재무부+마피아)'로 대변되는 관료들의 무조건적인 금융회사 입성은 안 되지만 아직은 관료만한 능력을 갖춘 이들도 많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지주 회장은 조직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정무적인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기본적인 능력이 뛰어나고 공직에 있으면서 큰 그림을 그려본 관료들은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장점을 갖는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만 봐도 그렇다. 지금까지 KB는 회장을 3번 뽑았는데 3번 모두 유력 후보였다. 김석동 전 위원장 말고도 전ㆍ현직 고위공무원들은 지주 회장을 뽑을 때마다 이름이 나온다. 관료와 모피아들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관료를 빼면 후보군 구성이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왜 이렇게 됐을까. 임원이나 은행장, 지주 회장을 할 만한 사람을 내부적으로 키워놓지 않은 탓이다. 후계자 프로그램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 KB의 경우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때 인재육성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작용이 지금 나오는 것이다.

KB지주 회장 선출과정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후계자 양성의 중요성이다. 단순히 "관료라서 안 된다"는 논리는 핵심을 비껴간다. 금융사를 금융인들에게 돌려주려고 싶어도 이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금융권에서도 자체적으로 사람을 키우고 스타가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전직 KB고위관계자는 "CEO를 할 만한 인물을 많이 키워놓지 않았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금융권의 제대로 된 후계자 양성에 관심을 쏟을 때다. 외풍에 자주 시달리는 KB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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