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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신희섭 KIST 생체과학연구부 박사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과학연구부 신희섭(53)박사는 `T-타입칼슘채널`이란 유전자 결손 돌연변이 쥐를 이용, 이 유전자가 통증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체내의 새로운 통증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 신경통ㆍ말기암 환자진통 등 만성통증을 없애는 `꿈의 진통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지난 97년 착수한 연구과제 수행 과정에서 수면ㆍ간질 등에서 의식차단에 관여하는 이 유전자가 뇌의 시상핵에서 통증을 억제하도록 하는 기능을 생성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실험에서 복통을 일으켰을 때 일반 생쥐는 시상핵 세포에서 처음에는 긴장성 발화를 유도하다가 점차 신경세포내 칼슘의 량을 조절하는`T-타입칼슘채널`의 기능이 실행되면서 다발성 발화가 주를 이루며 긴장성 발화를 억제, 복통 반응을 크게 줄였다. 반면 T-타입칼슘채널이 결손된 돌연변이 쥐는 시상핵 세포에서 다발성 발화없이 긴장성 발화만 생겨나 일반 쥐보다 복통에 대한 반응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T-타입칼슘채널은 수면 중이나 간질을 비롯한 여러가지 뇌 질환에서 의식을 차단하는 유전자. 치매ㆍ파킨스씨병ㆍ우울증ㆍ정신분열증 등 다양한 뇌 신경질환이 이러한 시상핵의 T-타입칼슘채널의 의식차단 기능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신 박사의 연구는 이같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 유전자가 몸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을 쥐를 통해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상핵이 일반 감각신호와 통증신호를 구분, 통증신호에 대해서는 T-타입칼슘채널을 활성화시켜 더 이상의 통증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것. 이는 그동안 세계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통증조절 메커니즘으로 우리 뇌가 수동적으로 외부의 모든 자극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를 선별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뇌 기능 연구의 근본 문제 중의 하나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더구나 앞으로 이 통증 조절 메커니즘을 이용한 통증 감소 치료법이나 약물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경통ㆍ말기암환자 진통 등 속수무책인 만성 진통을 해결해줄 수 있는 약을 제조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진이 사용한 `시상핵 감각신호 추출법`은 일종의 뇌 속의 생각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첨단기술로 다른 뇌 신경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 박사는 또 `NCX-2`라는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와 일반 생쥐를 비교, 이 유전자가 신경세포내 증가된 칼슘이온을 세포 밖으로 퍼내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도 발견했다. 이 유전자가 제거된 쥐가 신경세포 활성화로 신경세포내 증가된 칼슘량을 오랫동안 유지토록 해서 학습ㆍ기억능력을 현저히 향상시켰음을 증명했다. 피엘시베터4(PLCβ4)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를 활용, 이 유전자가 생체시계 조절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도 밝혀냈다. 즉 시계 단백질 발현의 밤낮 주기에 따라 진동성에 내재하는 시간정보가 어떻게 뇌의 시신경교차핵(SCN) 신경세포 활성의 밤낮 주기성으로 전환돼 신체 각 부위에 전달되는지를 찾아냈다. 신 박사는 이 논문들을 포함해 무려 70여편의 연구 논문을 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했다. 그는 유전자 적중기법(특정 유전자 제거)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립했으며 국내의 다른 연구자들에게도 기술 보급 및 지원을 아끼지 않아 국내의 생물과학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상핵과 감각신호 추출법이란= 시상핵은 뇌에서 감각신호나 통증 신호를 받아들이는 관문으로 척수나 시신경 등으로부터 이들 신호를 받아들여 대뇌피질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감각신호 추출법이란 전국을 뇌에 삽입해 단일 신경세포의 활성을 측정하는 기술로 신경세포에 전기신호가 발생하면 이를 증폭해 컴퓨터에 저장 분석하는 기법. 저장된 신호를 분석해 뇌에 정보가 입력,처리되는 메커니즘을 발견하는 연구 방법이다. [인터뷰] 신희섭 박사 "연구비 전폭지원이 큰 성과 낳아" “과학기술부로부터 제 때에 연구비를 집중 지원 받았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신희섭 박사는 연구 결실과 관련해 연구 지원 시스템의 중요성을 들었다. 지난 97년 과학기술부로부터 `창의적인 연구진흥과제`로 선정, 해마다 10억원씩 모두 30억원을 지원받아 맺어진 성과라는 것이다. 신 박사는 “당시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연구과제였지만 연구자의 능력과 연구 계획을 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서 연구에 착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정보수집 활동, 연구자세, 연구전략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연구자금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서는 이 같은 성과를 이뤄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프론티어 과제ㆍ차세대 성장동력 등 전체적인 프로그램이 강조되면서 개인 중심으로 집중 지원되는 프로그램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 지원제도와 관련, 신 박사는 “한번 과제를 수행한 연구원에게는 혜택을 준 것으로 보고 아예 신청 자체를 제한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기업은 투자한 후 잘 되면 더욱 투자를 늘리거나 집중시키는데 반해 연구원에게 한번 연구비를 지원했다고 지원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키는 일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14개 종류의 돌연변이 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통증메커니즘 관련 연구 발표 후 세계 많은 곳에서 협력과 교류를 요청해고 있으며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머크(Merck) 등 많은 기업들이 이 연구소의 실험쥐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인간에 적용시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돌연변이 쥐를 이용한 뇌 기능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환경과 인간과의 관계, 마음 먹기에 따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에 대한 반응 과정, 뇌 상태, 뇌 신경이 달라지는 경로와 원인을 밝혀내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약력] ▲서울대 의대 졸업 ▲미국 코넬대 유전학 박사 ▲슬로안-케터링 연구소 연구원 ▲미국 MIT 바이오부문 조교수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포항공대 생명공학연구소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학습기업현상 연구단장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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