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시장도 신용경색 충격 '예술품 담보대출' 자금 주택시장 유입 드러나일부 디폴트 위기… 美 은행 대출업무 크게 줄여 김승연 기자 bloom@sed.co.kr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불거진 글로벌 신용경색의 악재가 전 세계 미술시장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년간 미술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몰리면서 이러한 예술품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들이 최근 금융시장 위기를 맞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고가 예술품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를 담보로 한 이른바 ‘미술품 역모기지론’등 관련 상품들을 거래함에 따라 최근 금융시장 패닉의 여파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술품 담보의 역모기지 상품을 판매해온 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뱅크와 그의 라이벌 회사인 파인아트캐피털은 얼마전 이 같은 미술품 관련 대출업무를 대폭 줄이고 있다. 예술품 역모기지론은 차입자가 보유한 에술작품 등을 팔아 바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은행에 그 작품의 가치를 담보로 해 매달 적정금액의 대출을 받는 식이다. 신문은 고가 예술품으로 대출을 받은 이들 중 상당수가 이 돈을 다시 부동산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미 주택 모기지 시장의 침체가 이들 자산에까지 상당한 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신용경색의 여파가 예술품 모기지 시장까지 번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90년대 미술품 담보시장은 부동산과 미술시장 침체로 디폴트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또 이번 금융시장 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헤지펀드들이 그간 미술시장의 ‘큰 손’이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전 세계에 약 1조7,000억달러의 자금을 굴리는 헤지펀드들은 미술품 투자규모를 올들어 50%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예술품의 거래급증으로 경매시장 규모도 2003년 34억달러에서 지난해 81억달러로 확대됐다. 글로벌 미술시장은 신흥국들의 성장세와 세계 증시호황에 힘입어 지난 몇 년간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예술품들의 가치가 그때 그때의 시각과 평판에 따라 가치가 지나치게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억만장자 엘리 브로드는 최근 “미술시장의 열기는 줄어들고 작품들의 가치는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7/09/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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