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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봄철 불청객'이 지구 생태계 균형추 역할도

황사의 재발견<br>알칼리 물질 섞여 토양 산성화 막는 객토 작용<br>해양 플랑크톤에 양분 제공해 온난화 방지도<br>"황사 없을땐 오염물질 그대로 옮겨 더 큰 환경재앙"




올해에도 어김없이 봄철의 '불청객' 황사가 찾아 왔다. 그런데 정말 황사는 '불청객'이 맞을까. 일반적으로 황사는 인간의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쳐 피해야할 존재로 인식돼 왔지만 일각에서는 황사야 말로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맞춰주는 알토란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황사 속에 들어 있는 각종 미세 먼지들은 사람들의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 피부 및 안구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황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항공기 엔진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밀기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황사가 불청객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황사의 긍정적인 측면이 너무 간과되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황사가 인간 생활에 불편을 초래한 것은 맞지만 전체적인 생태 환경을 고려할 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존재라는 것. 황사는 알칼리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막고 해양 플랑크톤에게 무기염류를 제공, 광합성을 촉진해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한마디로 황사가 봄철 불청객인 것은 맞지만 반가운 손님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봄철 불청객 황사=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황사 입자의 크기는 1~10 ㎍ 사이다. 1㎍입자는 수년동안, 10㎍입자는 수시간에서 수일 정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 황사는 입자의 크기나 종류에 따라 영향과 피해의 양상이 다른데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미세 입자에 의한 문제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의 자료에 따르면 황사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에는 ▦인체의 피해 ▦농·축산업피해 ▦산업피해 ▦야외활동 제약에 따른 황사 회피 비용 등이 있다. 황사가 발생할 경우 대기 중의 미세먼지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이 때 2.5㎛ 이하의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작아서 가래나 기침으로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를 통해 폐포 깊숙이 들어가 침적하게 된다.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는 병세가 악화될 수 있고 어린이나 노인처럼 면역력이 약한 연령층에게도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눈에 들어갈 경우 자극성 결막염과 같은 안과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승화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황사는 신체의 모든 곳, 모든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미세입자 형태이기 때문에 주로 접촉하게 되는 호흡기나 피부, 점막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이 지난 2008년 서울 등 7개 도시의 1999년~2003년까지 병원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천식으로 인한 병원입원 건수는 황사 발생일부터 황사발생 2일후까지가 대조일(비황사일)에 비해 4.6~6.4% 증가했고, 뇌졸중으로 인한 병원입원 건수는 황사발생 3일후가 대조일에 비해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는 심할 경우 농·축산업에도 피해를 준다. 황사 먼지는 농작물, 활엽수의 숨 쉬는 구멍을 막아 생육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 가축에게는 호흡기질환의 발생으로 발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곰팡이, 세균 등의 미생물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등의 유해물질이 황사 속에 들어 있을 경우 농·축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황사는 직간접적으로 산업 분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 먼지에 민감한 전자, 반도체 등 초정밀산업의 불량률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항공기의 엔진을 손상시키거나 시정거리가 짧아져 항공기 결항 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야외 활동제약으로 백화점 및 외식산업, 관광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황사, 순기능도 있다=봄철 불청객'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황사가 순기능을 하는 분야도 있다. 바로 '객토 작용'이다. 농사를 오래 지으면 토양은 자연스레 산성화 된다. 때문에 농촌에서는 토질 개량을 위해 다른 곳에서 흙을 파다가 산성화된 논밭에 옮기는 '객토(客土)'를 하는데, 황사 속에는 염기성, 즉 알칼리 성질을 띠는 물질이 섞여 있어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켜준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오히려 위험한 순간은 황사가 없을 때'라는 주장도 있다. 황사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면 더 큰 환경 재앙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에 따르면 황사가 올 때는 바람도 강하게 부는데, 이 바람이 인간이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확산시켜 그 농도를 줄여준다. 이 교수는 "바람이 불지 않을 경우 중국 공업지역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확산되지 못하고 해당 지역 상공에 그대로 있게 되는데, 바람 없이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이 오염물질은 10시간여 후면 서울 상공을 덮게 된다"며 "진짜 걱정해야 하는 것은 황사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을 때"라고 지적했다. 황사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우려 중 하나가 '황사 속 중금속'이다. 건강에 유해한 중금속이 들어 있어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노약자 등에게 치명적일 것이라는 게 보편적으로 알려진 황사에 대한 상식(?)이다. 그러나 이동수 연세대 화학과 교수는 "황사 속에 포함된 물질은 유해 중금속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황사철 대기중에는 규소, 알루미늄, 철, 망간 등의 물질이 평소보다 많아진다. 그런데 이들은 토양의 주성분 원소들이기 때문에 '유해 중금속'이라고 볼 수 없다. 반면 공장지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중금속 물질인 카드뮴, 납, 아연 등은 황사가 심한 때에도 평소 대비 농도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황사의 발원지가 사막 등 대륙의 건조지대이기 때문에, 여기서 날아온 모래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많아질 뿐,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중금속은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황사 속에 유해한 물질이 없다면 왜 이 시기 바깥 외출을 삼가라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덕환 교수는 "황사와 함께 날아오는 먼지때문"이라고 답했다. 먼지 속에 사람이나 공장지대에서 만든 오염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동수 교수 역시 "먼지는 전염성 병균이나 감기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의 매개체가 된다"며 "황사로 인해 생기는 먼지가 많아지면 그만큼 병원균 감염 및 감기 확률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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