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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사르코지 대통령과 '강한유럽'

파이낸셜타임스 8월30일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패권을 비난하면서 ‘강한 유럽’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 취지에서 그는 성향이 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색한 사진을 몇 번 찍었다. 그런 행동은 바람과 같은 기교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그의 후임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친밀감을 적극 표명하면서도 세계 속에 유럽을 우뚝 서게 하는 역할을 효율적으로 해낼 가능성을 갖췄다. 27일 그의 외교 연설은 이제까지 프랑스의 지도자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목표를 실행하는 데 있어 뚜렷한 계획과 그의 정치 철학을 현실로 이끌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여지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명실공히 하나의 통합체제로서 외교정책의 일관성과 국방력의 강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좀더 심도있는 관심을 기울이면서 미국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했을 때의 지역 분쟁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시했듯 EU의 27개국이 새로운 컨센서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찰이 외세로 인한 분쟁에 휘말리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EU 회원국의 수장으로서 이러한 논제를 프랑스 과제로 삼았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행히 그는 유럽의 외교안보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인정한 셈이다. 먼저 유럽의 발전은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지양하고 우호관계를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생각과도 맞닿아 있다. 다음으로 유럽의 안보정책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협약에 따라 보완하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유럽이 충분히 갖고 있는 기존 방위능력을 처음부터 재개발하는 것은 어리석다. 아울러 유럽이 방위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말은 일리가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외교정책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을 맹비난하는 것과 달리 좋은 수완을 보여줬다. 이란과 러시아에는 강경한 태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는 유럽 파트너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 EU를 위한 진정한 논의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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