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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증권사의 현금 마케팅


자전거를 갖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자전거 가게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둘 중 하나다. 합리적 소비자이거나 한국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상당수가 우유 대리점이나 신문 배달국, 학습지 판촉 현장에 가면 공짜 자전거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스마트폰을 갖고 싶은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할까. 눈치 빠른 사람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바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고객 유치에 나선 증권사다.

증권사들은 몇 해 전부터 MTS를 새 먹거리로 적극 키우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오프라인 창구매매를 대체했듯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HTS를 MTS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호객 전략도 경품만한 건 없다.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대되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증권사들은 자사 증권계좌 개설 고객에게 스마트폰 단말기 할부금을 대납하거나 통신료까지 지원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MTS 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도 이어졌다.

마케팅에 성공한 증권사는 얼마 안 된다. 계좌를 튼 고객 중 실제 거래를 하는 고객은 열에 하나.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정작 거래는 없는 빈 계좌만 여럿 얻은 셈이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



심지어 한 증권사는 MTS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에서 현금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매일 약정금액에 따라 1만~5만원을 현금 지급하고, 한달 간 누적 약정금액이 100억원 이상이면 100만원을 준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유ㆍ신문 하면 값비싼 사은품이 연관검색어로 떠올랐다. 두 업종 모두 한정 고객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품 지급이 과열된 탓이다. 한번 유치한 고객이 비교적 장기간 유지된다는 공통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경품 이점만 빼 먹고 다른 회사로 옮겨 타는 고객이 늘어난다'는 게 새로운 공통점이 되고 있다.

증권사도 다를 바 없다. 시스템 개선이 아닌 무분별한 돈 뿌리기로는 충성고객을 얻을 수 없다는 얘기다. /송주희 증권부 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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