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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회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리뷰] 실연한 이들과 그 실연의 치유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데이비드 O. 러셀 감독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br>제니퍼 로렌스, 아카데미 최연소 여우주연상






“3년 결혼 생활 중 마지막 몇 달 간 우리 부부는 소원했어요, 남편은 아기를 원했고 전 그렇지 않았죠, 우리는 자주 그 문제로 다퉜어요, 쇼핑몰 들러서 속옷을 사 오던 남편이 자동차 사고로 죽었어요, 그리고 내가 달려갔을 때 자동차 의자에 속옷 상자가 놓여있었죠, 그걸 보고 느낀 게 바로 감정이란 거에요.”

티파니(제니퍼 로렌스)가 자기만 아프다며 징징대는 펫(브래들리 쿠퍼)에게 실연의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자 스스로 힐링하는 장면이다.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이 결합돼 폭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남녀의 사연은 이렇다. 티파니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직장 동료 모두와 관계를 가져 문란하단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고, 펫은 아내가 동료 교사와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미쳐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둘은 모두 정신과 치료 중이다.

펫을 점점 더 미치게 하는 건 아내의 외도가 아니다. 아내와 재결합을 할 수 있을 거란 망상이다. 아내에게 펫은 이미 사랑이 아니며 아내가 사랑하는 이는 바로 바람 난 상대인 동료 교사임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펫은 힐링되지 않는다. 그리고 남편과의 재결합 자체가 불가능한 티파니는 치유 대신 무의미한 다수와의 관계로 스스로를 파괴한다.



사랑과 애정 관계의 유지는 균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균형은 상대방과 호흡에서 시작된다. 펫과 티파니는 서로의 호흡과 움직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균형의 행위인 춤으로 서로에게 몰두 한다. 이들에게 사랑과 관계 유지의 시작이 바로 춤이 된 셈이다.

어떤 방식으로 실연을 당했든 실연한 이들과 그 실연의 치유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필요한 영화다. 국내 개봉은 밸런타인데이인 2월14일이었다. 주연 배우 제니퍼 로렌스(23세)의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흥행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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