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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이젠 생활이다] <7> 잘 고른 금융상품 10년을 좌우한다

자신의 투자적성·위험성향부터 파악하라




지방 중소기업체에 근무하는 김성민(39)씨. 3년 전 주택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그는 은행 직원이 대출금리 우대조건으로 내건 펀드상품에 덜컥 가입했다. 무조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은행 직원의 말에 귀가 솔깃했고 이를 통해 김씨는 0.2%포인트의 금리우대를 받았다. 3개월 후 김씨가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은 -20%. 억울한 마음에 은행을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김씨가 가입한 펀드는 최근 주가상승으로 수익률이 많이 회복됐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3년 동안의 기회비용과 다른 펀드들이 올린 수익률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분을 삭이기가 쉽지 않다. 좋은 주식을 찾기가 어렵듯 좋은 금융상품을 고르는 일도 만만치 않다. 특히 상품 수가 워낙 많은 펀드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7월 말 현재 펀드 상품은 무려 9,025개(모펀드 포함)에 달한다. 물론 투자지역ㆍ업종ㆍ섹터 등이 분류돼 있다고 해도 선뜻 ‘이거다’ 하고 선택하기는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대충 아무 상품이나 고를 수도 없는 일이다. 올해 초부터 7월 말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8.12%. 그러나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370여개 펀드 가운데 평균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펀드는 40% 남짓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평균 이하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못한 상품도 있다. 결국 ‘순간의 선택’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수년 간의 수익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다. ◇‘나 자신'부터 알자=좋은 상품을 고르려면 우선 ‘나 자신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본인의 투자적성과 위험성향부터 파악하라는 얘기다. 펀드 가입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위험은 피하려 하기 때문에 수익률만 고려하는 주식투자자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주식이 ‘수익률’을 투자조건의 1순위로 꼽는다면 펀드는 ‘위험 대비 수익률’이 1순위다. 펀드 초보자라면 펀드평가사 제로인 등에서 실시하는 투자성향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파트 연구위원은 “적립식 투자의 경우 변동성은 큰 의미가 없지만 최소한 내가 투자한 펀드가 내 투자성향과 맞는지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품 특성도 파악해야 한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 투자할 경우 상품의 특성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파생상품은 주가가 떨어질 때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오를 때도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국 SH자산운용 대안투자팀장은 “파생상품은 현물(주식)에 대한 대안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파생상품이 언제 손실을 보고 수익이 나는지를 잘 파악해야 당초 투자목적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정성 지표 고려해라=투자성향에 따라 상품 유형을 골랐다면 표준편차ㆍ베타지수 등 몇 가지 지표들을 검토해야 한다. 우선 펀드의 ‘위험’은 수익률의 출렁거림, 즉 변동성인데 이를 나타내주는 것이 표준편차다. 예를 들어 최근 1년 수익률이 똑같이 20%인 A펀드와 B펀드가 있다고 할 때 A펀드는 1년 간 매월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인 반면 B펀드는 수익률이 -20~50%까지 심하게 움직였다면 A펀드가 더 안정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시험을 볼 때마다 75~85점을 받아오는 학생이 60~90점을 받는 학생보다 다음 시험에서 80점을 받을 확률이 더 크다는 의미인 셈이다. 베타지수(시장민감도)도 살펴봐야 한다. 베타란 시장 변화(코스피200)에 대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민감도로 코스피200지수가 10% 올랐는데 내 펀드도 10% 올랐다면 베타가 1이고 코스피200지수가 10% 올랐는데 내 펀드는 5% 오르는 데 그쳤다면 베타는 0.5가 된다. 물론 베타지수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주식시장이 오를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은 베타가 높은 펀드를, 반대의 경우라면 베타가 낮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샤프지수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샤프지수는 초과 수익률을 표준편차로 나눈 것으로 위험 대비 수익률을 뜻한다. 이는 위험이 같다고 봤을 때 누가 수익률을 많이 냈느냐는 것을 의미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펀드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상품을 비교 분석할 지표들이 많다”며 “주변에 있는 과학적인 지표를 이용해 상품의 안정성을 검토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펀드운용 보수비용이 얼마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장기 투자할 경우 펀드의 과거 수익률보다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를 꼭 점검해야 한다. 조 연구위원은 “펀드를 고를 때 과거 수익률보다는 펀드 운용과 관련된 비용을 우선 고려해야 하며, 특히 운용 관련 비용은 장기 투자의 경우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대형사" 고집 말고 인력구성·노하우등 살펴야 ■ 운용사 선택 어떻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 상품을 우선 선택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수익률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렇다면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 펀드가 정말 좋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대형 운용사라고 반드시 좋은 투자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규모는 작지만 수익률 등에서 대형사를 능가하는 운용사도 적지않다. 펀드평가사 분석에 따르면 일반주식 성장형 부문 1위 운용사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이다. 또 2위에서 10위까지의 선두권에는 동부운용ㆍSEI에셋운용ㆍ신영운용ㆍKTB운용ㆍ유리운용ㆍ마이다스운용ㆍ신한BNP운용ㆍ동양운용 등 다소 낯선 중소형 운용사도 많이 포진돼 있다. 좋은 성적을 내는 운용사들은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가치주 투자’라는 투자철학을 고수한다. 이채원 전무가 1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10년 투자주식3’은 1년 수익률 81.77%로 꾸준히 수익률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신영운용 역시 가치투자 원칙을 고수한다. 보수적이지만 원칙을 지키는 경영진도 신영운용의 장점이다. 동부운용은 금융공학을 결합해 높은 수익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력구성이나 운용 노하우 면에서 우위가 입증된 톱 운용사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운용을 책임지는 펀드매니저의 개별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자주 교체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뀔 경우 수익률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펀드매니저에게 펀드 운용을 전적으로 맡기는 자산운용사일수록 신뢰도가 높다. 이는 운용사의 투자철학과도 깊이 관련돼 있다. 경영진이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또 경영권이 안정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수익률이 고른가도 살펴봐야 한다. 한 운용사의 1등 펀드와 꼴찌 펀드의 수익률 차이가 큰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 어떤 운용사의 경우 스타일이 비슷한 펀드의 수익률이 30% 가까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특정 펀드의 수익률에만 신경을 쓴다는 뜻이며 간판 펀드 외에는 찬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운용사와 함께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판매사이다. 판매 담당 직원의 전문지식이 많을수록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대로 골라주고 상품의 위험성과 특징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 분쟁이 잦은 은행이나 증권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분쟁 여부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www.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병수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팀장은 “펀드에 가입하기 전 반드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도록 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운용상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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