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스크린골프 업체들이 외국의 유수 대학 및 컨설팅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등 거대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저작권과 관련한 법원 판결은 다소 충격적이다. 하급심에서 스크린골프 업체가 실제 골프장의 조경을 항공사진으로 촬영해 이를 배경 이미지로 사용한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판시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 업체는 그간 국내의 골프장을 항공사진으로 촬영해 스크린상에 재현해왔다. 이에 대해 골프장을 조성한 소유자가 이러한 행위는 골프장이라는 건축저작물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골프장 코스의 레이아웃이나 조경 등이 골프장 소유자의 저작물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이라 함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저작물에 관해서는 "건축물,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이라고 열거하고 있다. 그동안 법원은 건축물이 건축저작물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건축물의 기능성과 실용성을 배제하고 건축물의 외관을 중심으로 사상이나 감성 등 문화적 정신성이 표현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왔다. 재미있는 것은 설계도면이 저작물이라고 해서 그 도면에 따라 시공한 건축물이 반드시 건축저작물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점이다. 즉 건축물 자체가 심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안은 주목할 만하다. 골프장 코스 등 자연적인 변형물이 나름대로 심미적인 부분이 있어 그 독창성이 인정되고 따라서 이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으로 임의로 복제해 영업에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권침해가 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후속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골프장 설계가 온라인상으로 사용되는 경우 이에 대한 정당한 라이선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모든 영역에서 온라인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골프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조만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이는 거의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일부 골퍼는 오프라인보다 시간·비용 등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스크린골프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스크린골프의 코스 디자인이 단지 오프라인의 단순 모방을 넘어 좀더 창조적인 방향으로 접근하기를 기대해본다. 해외 시장 진출 차원에서도 지식재산의 평가와 활용에서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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